역사 속 오늘, 4월 17일에 일어난 일:
1895년 - 청나라가 시모노세키 조약에 조인하여 타이완을 일본에게 할양한다.
1925년 - 서울에서 조선공산당이 창당되다.
1941년 - 유고슬라비아, 독일에게 항복하다.
1961년 - 미국, 쿠바 피그만을 침공하나 사흘 만에 대패하다.
1997년 - 전두환과 노태우가 대법원에서 형을 확정받다.
오늘의 묵상: 전두환과 노태우 판결
1997년 4월 17일, 27년 전 오늘, 대법원에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노태우에게 징역 17년형을 확정했습니다.
전두환 판결
1996년 8월 서울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전두환에게 사형을 선고했지만, 그해 12월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으로 감형했고, 이듬해 4월 대법원에 의해 형량이 최종 확정됐습니다.
1979년 12·12 쿠데타(군사반란)와 1980년 5.17 내란(비상계엄 확대 선포)을 일으키고 뒤이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것을 두고 전두환에게 반란수괴죄, 내란수괴죄, 내란목적살인죄 등을 적용했습니다. 또한 그가 집권 기간 유수 재벌 회장들로부터 2205억 원의 뇌물을 받은 것도 인정했습니다.
반란수괴죄(당시 군형법 제5조 제1호 위반)의 경우 형량이 사형밖에 없었고, 내란수괴죄와 내란목적살인죄(당시 형법 제87조 제1호, 제88조 위반)의 형량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였습니다. 1심 재판부는 전두환에게 사형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이 범한 이 사건 각 범죄는, 2개 종류의 죄는 법정형이 사형뿐이고, 7개 종류의 죄는 그 법정최고형이 사형이며, 나머지 1개 종류의 죄의 법정최고형이 무기징역형인 죄로서 우리 형법이나 군형법이 규정하고 있는 죄 중 가장 중한 죄들인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전 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는데, 그 이유로 '반란 및 내란 등의 죄는 16년 전의 범죄인 점, 전직 대통령인 점' 등 이 참작됐습니다.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후, 전두환에게는 20여 년 넘게 반성과 사죄할 시간이 주어졌었지만, 끝내 반성과 사죄의 말을 남기지 않고, 2021년 11월 23일 숨을 거두었습니다.
노태우 판결
노태우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비자금 사건'이 터지면서 문민정부의 사정기관에 의해 1995년 12월 5일 구속기소되면서, 전직 대통령이 기소되는 첫 사례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35곳의 기업체 대표로부터 2천800억 여원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이후 12.12 및 5.18 사건 수사를 이어간 끝에 같은 해 12월 21일 전두환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노 전 대통령도 추가로 기소했는데, 노태우에게는 12.12 반란모의 참여와 중요임무 종사 등의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1996년 8월 서울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노태우에게 최대 유기징역형인 22년 6개월을 선고했지만, 그해 12월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는 징역 17년으로 감형했고, 이듬해 4월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노태우는 사면이 결정된 지 16년 만에 추징금 2천628억여 원 전액을 완납하고, 2021년 10월 26일 89세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전두환과 노태우는 구속된 지 2년, 판결 확정 8개월 만인 1997년 12월 당시 대통령 김영삼 퇴임 전에 사면됐습니다. 사회 통합과 용서가 그 이유였습니다.
죄를 지었으면 그만큼 벌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알고 있는 국민에게 전직 대통령은 예외이니 서로 용서하고 이해해 달라고 합니다. 국민통합이 명분이라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공정하게 법이 적용되어야 할 텐데, 대통령은 죄를 지어도 적당히 풀려날 수 있다는 전통(?)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최소한 형기의 반이라도 마치고,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받아진 후에 사면하면 국민통합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었을까요?
'역사속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사 속 오늘, 4월 19일: 64년 전, 4.19 혁명 발발 (0) | 2024.04.19 |
---|---|
역사 속 오늘, 4월 18일: 16년 전,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0) | 2024.04.18 |
역사 속 오늘, 4월 16일: 10년 전, 잊혀질 수 없는 세월호 참사 (0) | 2024.04.16 |
역사 속 오늘, 4월 15일: 105년 전, 일제의 제암리 학살 사건 (0) | 2024.04.15 |
역사 속 오늘, 4월 14일: 25년 전, JSA에서 의문사한 김훈 중위 자살로 판정 (0) | 2024.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