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새인 시몬과 예수
바리새인 시몬은 율법에 따라 신실하게 사는 부자였습니다. 하루는 그가 예수를 자기 집에 초청하여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불청객인 한 창녀가 예수를 만나려고 향유 옥합을 들고 만찬자리에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예수를 만난 감격 때문인지 자신의 죄 때문인지 연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더니 자신의 머리를 풀어 예수의 발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유대인의 관습에 여자가 사람들 앞에서 머리를 푸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었지만, 이 여인은 아랑곳없이 예수의 발에 입을 맞추며 가지고 온 향유까지 예수의 발에 부었습니다.
향유는 매우 값지고 귀한 것으로 여인들이 고이 간직하였다가 결혼 지참금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그녀는 예수님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아낌없이 예수님의 발에 부었습니다. 누가복음 7장에는 이 사건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아래 참조).
아래 상피뉴의 그림을 보면 머리에 광채를 내어 예수임을 나타냈으며, 호스트인 시몬에게는 화려한 옷을 입혀 부자임을 표현했습니다. 시몬의 오른쪽에 있는 종이 손가락을 입에 대며 창기에게 조용히 하라고 하자, 시몬이 손을 펴 그 냥 놔두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의 뒤에 있는 한 사람의 표정에서 창기의 행동을 의아해하는 표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다른 이들은 예수와 시몬의 얘기에는 관심 없는 듯 열심히 먹거나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아래 루벤스의 그림에서는 창기의 야스러운 모습을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비유를 들으면서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시몬의 표정도 재미있습니다. 그 비유를 듣고 있던 다른 이들도 멍 때린 표정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큰돈을 드려 예수를 초대한 사람은 시몬인데 시몬은 꾸지람만 듣고 창기만 칭찬받고 죄사함까지 받았으니까요. 지가 뭔데 죄 사함을 주냐고 속으로 투덜대는 소리도 들리는 듯합니다.
여기에서 창기가 예수님에게 향유를 뿌린 행위 때문에 죄 사함을 받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계시죠? 예수님께서 다시 강조하였지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봉사나 행위가 진정 믿음에서 우러나온 것인지, 아니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면 마음이 편해서, 남에게 보이고 싶어서는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누가복음 7장 36절 - 50절
36 한 바리새인이 예수께 자기와 함께 잡수시기를 청하니 이에 바리새인의 집에 들어가 앉으셨을 때에
37 그 동네에 죄를 지은 한 여자가 있어 예수께서 바리새인의 집에 앉아 계심을 알고 향유 담은 옥합을 가지고 와서
38 예수의 뒤로 그 발 곁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 발을 적시고 자기 머리털로 닦고 그 발에 입 맞추고 향유를 부으니
39 예수를 청한 바리새인이 그것을 보고 마음에 이르되 이 사람이 만일 선지자라면 자기를 만지는 이 여자가 누구며 어떠한 자 곧 죄인인 줄을 알았으리라 하거늘
40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시몬아 내가 네게 이를 말이 있다 하시니 그가 이르되 선생님 말씀하소서
41 이르시되 빚 주는 사람에게 빚진 자가 둘이 있어 하나는 오백 데나리온을 졌고 하나는 오십 데나리온을 졌는데
42 갚을 것이 없으므로 둘 다 탕감하여 주었으니 둘 중에 누가 그를 더 사랑하겠느냐
43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내 생각에는 많이 탕감함을 받은 자니이다 이르시되 네 판단이 옳다 하시고
44 그 여자를 돌아보시며 시몬에게 이르시되 이 여자를 보느냐 내가 네 집에 들어올 때 너는 내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아니하였으되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그 머리털로 닦았으며
45 너는 내게 입 맞추지 아니하였으되 그는 내가 들어올 때로부터 내 발에 입 맞추기를 그치지 아니하였으며
46 너는 내 머리에 감람유도 붓지 아니하였으되 그는 향유를 내 발에 부었느니라
47 이러므로 내가 네게 말하노니 그의 많은 죄가 사하여졌도다 이는 그의 사랑함이 많음이라 사함을 받은 일이 적은 자는 적게 사랑하느니라
48 이에 여자에게 이르시되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하시니
49 함께 앉아 있는 자들이 속으로 말하되 이가 누구이기에 죄도 사하는가 하더라
50 예수께서 여자에게 이르시되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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