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 보류, 왜?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 적용제를 오는 4월 1일부터 개편하겠다고 했다가 임시 보류키로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장거리의 경우 종전보다 훨씬 더 많은 마일리지를 사용하여야 하기 때문인데 그동안 마일리지를 적립해 온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 문제는 3년 전에 대한항공이 타 항공사와 동일하게 마일리지 혜택을 조정하기 위하여 대외적으로 공시하고 정부 주무부처에도 보고하였으나 지금까지 큰 사회문제로 떠오르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SNS에 올린 글로 인하여 대한항공이 다시 검토해 보겠다고 꼬리를 내렸습니다. 담당 장관의 공식직인 지시도 아닌 개인적으로 올린 글에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서 민초들의 나약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희룡 장관은 2월 16일 페이스북에 아래와 같이 적었습니다.
"이번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은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의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입니다.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고객은 뒷전인 것 같습니다. 국민들에게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소위 ‘빛 좋은 개살구’입니다. 더구나 코로나로 지난 3년간은 쓸 엄두조차 못 냈습니다. 항공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번 개편안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마일리지 소지자들 위한 특별기라도 띄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마일리지 사용 기준에 대한 합리적 검토와 진짜 개선이 필요합니다. 사용 수요에 부응하는 노선과 좌석도 보완되어야 합니다. 올해 항공기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석열 정부는 하늘길 국민안전부터 불편사항까지 국민 눈높이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습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 골자
대한항공은 그동안 국내선은 편도 5,000마일 (일반석 기준), 국제선은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 그리고 북미/유럽/중동 등 네 지역으로 나눠 마일리지를 공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개편 후에는 실제 운항 거리를 10개 구간 (Zone)으로 나누어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적용하게 됩니다 (아래 도표 참조). 따라서 중국·일본 등 단거리 노선은 마일리지 공제가 줄어드는 반면 (비수기 일반석 기준: 편도 15,000마일에서 12,500마일로 17% 감소), 뉴욕/달라스/시카고 (이상 Zone 9) 등 장거리 노선은 마일리지 공제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인천~달라스 구간 (Zone 9)의 비수기 일반석은 편도 35,000마일에서 45,000마일이 필요하게 되므로 22%나 인상된 것입니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인천~LA 구간 (Zone 8)의 일반석은 편도 40,000마일이 필요하게 되므로 휴스턴에서 한국으로 갈 경우 굳이 달라스 (Zone 9)를 거쳐서 갈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LA를 거쳐서 가면 5,000마일이 절약됨).
마일리지 개편안의 해결책
대한항공에서는 현재 개편안이 다른 항공사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주장하면서 단거리 고객에게는 오히려 유리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마일리지 이용석을 5%에서 10%로 올려서 마일리지를 사용하여 표를 구매하기 더욱 쉽도록 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새로 개편된 8 구역과 9 구역 (Zone 8 & 9) 장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공제기준을 좀 더 낮추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하리라 봅니다. 그 이유는 위의 예시와 같이, 새 개편안에 따르면, 단거리는 공제 마일수가 17% 감소하지만 장거리는 22%로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장거리의 경우 공제 마일수를 좀 낮추어 그동안 마일리지를 축적해 온 주요 고객층인 장거리 이용자들의 신의를 지켜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Zone 1: Incheon–Kagoshima, Dalian, Vladivostok, Shenyang, Yanji, Oita, Okayama, Weihai, Qingdao, Fukuoka
Zone 2: Incheon–Komatsu, Nagoya, Nanjing, Niigata, Tokyo, Mudanjiang, Beijing, Sapporo, Shanghai, Asahikawa, Aomori, Osaka, Okinawa, Wuhan, Zhengzhou, Jinan, Taipei, Tianjin, Hefei, Huangshan
Zone 3: Incheon–Guangzhou, Guiyang, Nanning, Xiamen, Shenzhen, Xian, Ulaanbaatar, Irkutsk, Zhangjiajie, Changsha, Hong Kong
Zone 4: Incheon–Da Nang, Manila, Cebu, Kunming, Clark, Hanoi
Zone 5: Incheon–Guam, Nha Trang, Delhi, Bangkok, Singapore, Yangon, Urumqi, Chiang Mai, Kathmandu, Kuala Lumpur, Phuket, Phnom Penh, Ho Chi Minh City
Zone 6: Incheon–Denpasar (Bali), Mumbai, Jakarta, Colombo, Tashkent
Zone 7: Incheon–Dubai, Moscow, Male (Maldives), Brisbane, Saint Petersburg, Honolulu
Zone 8: Incheon–Las Vegas, London, Rome, Los Angeles, Madrid, Milan, Barcelona, Vancouver, Budapest, Vienna, San Francisco, Sydney, Seattle, Amsterdam, Auckland, Istanbul, Zagreb, Zurich, Tel Aviv, Paris, Prague, Frankfurt
Zone 9: Incheon–New York, Dallas, Boston, Chicago, Atlanta, Washington D.C., Toronto
Zone 10: (No destination) Distance of 10,000 miles or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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