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서 시합이 끝난 후에 처음부터 바둑을 다시 두는 것을 "복기"라고 합니다. 몇 수 전에 둔 것도 기억하기 어려울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둔다고요? 바둑판은 19x19=361 칸으로 흑돌 181개 백돌 180개로 채울 수 있는데 각 돌을 반만 쓰고 시합이 끝난다고 해도 90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합니다. 이 90개를 순서대로 기억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시합을 치른 프로 바둑기사에게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 비결은 그 사람에게는 한 수 한수가 다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상대방의 수도 생각지 않고 놓은 게 아니라, 상대방의 의중을 고려하고, 내 모든 경험과 지식을 다하여, 심사숙고하여 어렵게 놓은 수라서 결코 잊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