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판사판(理判事判)'은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 된 지경'을 뜻한다. '이판사판이다'라고 하면 '(마지막 기회이니)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 해보자'라는 좋은 의미도 포함되어 있지만, '(불법이든 아니든, 혹은 아무 대책도 없이) 죽을 때 죽더라도 일단 해보자'라는 부정적인 의미도 있다. 이 유래는 조선시대 중기부터 불교에서 이판승(理判僧)과 사판승(事判僧)으로 승려를 구분하는 경우에서 생겨났다. 오로지 참선과 수행에만 힘쓰던 이판승으로 이루어진 불교교단이 당시의 억불정책하에 사찰을 유지하기 위해서 잡역에만 몰두하는 사판승이 생겨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판승은 주로 불경을 공부하거나 참선을 하는 승려를 지칭하게 되었고, 사판승은 억불의 여건 속에서 사찰 유지에 필요한 온갖 궂은일을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