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쿼바디스 (1951년 작품) 영화를 보았는데 그때는 로마군인들이 멋있고 웅장한 스케일의 영화라는 기억만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 당시의 기독교인들의 핍박과 베드로의 순교가 생각나서 그 영화를 다시 한번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의 원작은 폴란드의 소설가 센키에비치가 네로의 기독교 탄압을 소재로 쓴 소설로 당시 러시아의 식민통치를 받던 폴란드 사람들의 고통을 위로하기 위하여 썼다고 합니다 (1896년 출판).
쿼바디스, 도미네 (Quo Vadis, Domine)는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라틴어로 베드로가 예수님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당시 베드로는 네로의 박해를 피해 로마를 떠나 도망가다시피 길을 가던 중에 나무들 사이에 한 줄기 빛을 보고 예수님임을 깨닫고 이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같이 가던 어린 남종의 입을 통하여 "네가 내 양들을 버리고 가니 내가 다시 한번 못 박히러 간다"라고 말씀하실 때 베드로는 마음을 돌이켜 로마로 돌아가게 됩니다.
네로가 기독교인들을 로마화재의 방화범으로 모함하여 그들을 사자와 불로서 죽이려는 현장에 베드로가 나타나서 그들을 옹호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합니다. 네로 황제에게 붙잡힌 베드로는 그 후에 감옥에서 몇 개월을 지내다가 결국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임을 당합니다. 예수님의 수제자였지만,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나와 상관없는 자라고 부인했던 베드로는 감히 예수님과 같이 십자가에 똑바로 매달리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미천한 어부인 베드로가 예수님의 제자로 택함을 받아 수년을 따라다니며 말씀을 배우고 예수님의 기적을 보았지만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에도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본래 어부의 삶으로 돌아간 그에게 부활하여 찾아오신 예수님을 목격한 그는 성령을 받고 고기 낚는 어부에서 사람을 구원하는 위대한 사도로 거듭나게 됩니다.
베드로의 영어 이름은 피터 (Peter)로서 그 기원은 "돌"을 의미하는 Petro입니다 (석유를 Petroleum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돌과 기름의 합성어 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마 16:18)" 하신 것도 그의 이름처럼 교회의 반석이 되라는 축복의 말씀이었던 것입니다. 과연 예수님의 말씀대로 이 땅에는 수많은 교회들이 성 베드로의 이름으로 지어졌습니다.
길을 가던 베드로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에게 베드로가 한 질문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길에서 만났으니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 게 당연한 것이죠. 쿼바디스, 도미네? (주여, 어디로 가십니까?)
우리도 무슨 결정을 내리기 전에 위와 같은 질문을 해야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실 겁니다: "나는 이리로 가면 좋을 것 같은데 너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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