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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해양맨 2025. 1. 16. 05:02

아래는 시인 이상화가 1926년 6월 [개벽] 70호에 발표한 시로 국권 상실의 아픔과 국권 회복에의 염원을 담고 있다.

이 시는 1920년대에 거의 유일한 대일(對日) 저항시로 남아있으며, 이 시로 인하여 [개벽]은 폐간되기에 이른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해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서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 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는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민들레 제비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김을 매는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여 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리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갔느냐 우습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음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1920년 조선인의 계몽을 위한 천도교 월간 잡지의 창간호 표지.

 

드리마 '미스터 션샤인(Mr. Sunshine)'

'빼앗기면 되찾을 수 있으나, 내어주면 되돌릴 수 없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과연 1910년 일본에게 우리 나라를 빼앗긴 것일까, 아니면 내어 준 것일까?

그리고 1945년 이 나라를 되찾은 것일까, 아니면 되돌려 받은 것일까?

 

문득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https://legendary-engineer.tistory.com/643

 

빼앗기면 되찾을 수 있으나, 내어주면 되돌릴 수 없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아래와 같은 대사가 나온다'빼앗기면 되찾을 수 있으나, 내어주면 되돌릴 수 없다'   1. 조선(대한제국)은 1910년 한일합방으로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걸까, 내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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