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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매력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산수화

해양맨 2023. 4. 28. 13:26

금강전도 (金剛全圖)

아래 그림은 조선 후기의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이 영조 10년(1734)에 내금강의 모습을 그린 작품 '금강전도'입니다. 정선이 그린 많은 금강산그림 가운데에서 가장 크고 (가로 94.5㎝, 세로 130.8㎝), 그의 화풍이 잘 드러난 걸작으로서 국보 제21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정선은 산수화가 중국화의 모작에 그쳤던 시기에 스스로 국내 명승지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사생하여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True-view Painting)를 많이 그림으로써 한국 산수화의 기원을 세운 선구자입니다.

그림을 보면 전체적으로 원형구도를 이루고 있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눈 덮인 봉우리들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 긋는 수직준법을 이용하여 거칠고 날카로운 모습으로 표현하였고, 이와 함께 위쪽에는 비로봉이 우뚝 솟아 있으며, 화면 중심으로는 만폭동 계곡이 위에서 아래로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바위로 이루어진 메마른 느낌의 봉우리들과는 대조적으로 왼편에는 무성한 숲을 이룬 부드러운 토산이 놓여 있는데, 이는 붓을 옆으로 눕혀 점을 찍는 방식으로 나타내었습니다. 화면의 윗부분에는 그림의 제목과 함께 작가의 호와 “甲寅冬題(갑인동제)”라는 관기(款記)가 적혀 있고, 그림에 대한 감상 (제화시: 題畵詩) 등이 적혀 있습니다. 제화시를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만이천봉 개골산, 누가 참모습 그릴런가.

뭇 향기 동해 밖에 떠오르고, 쌓인 기운 세계에 서려 있네.

몇 송이 연꽃 해맑은 자태 드러내고, 솔과 잣나무 숲에 절간일랑 가려 있네.

비록 걸어서 이제 꼭 찾아간다 해도, 그려서 벽에 걸어 놓고 실컷 보느니만 못하겠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삼성 리움 미술관 소장)

 

'금강전도' 원본은 어디에?

'금강전도'는 서예가이자 미술품 수장가였던 손재형(1902~1981)이 정선의 또 다른 작품 인왕제색도 (국보 제216호), 김홍도 군선도병풍(국보 제139호), 김정희 세한도(국보 제180호) 등 다른 국보급 미술품과 함께 수집해서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958년 정치에 투신하면서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위 작품들을 저당 잡혔다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에게 소유권이 넘어가게 됩니다. 그 후 이병철 회장의 아들인 이건희는 2004년 아버지와 자신의 수집품을 위하여 Lee와 미술관을 뜻하는 Museum의 -um을 따서 리움 (Leeum) 미술관을 만들게 됩니다.

 

이건희 회장이 2020년 세상을 떠나면서 개인이 소장한 작품 2만 3000여 점을 사회에 기증하였는데 이 중에는 국보와 보물을 포함하여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와 샤갈, 르누아르, 모네, 피카소 등 유럽 화가 작품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금강전도’는 기증작에 포함되지 않았고, 대신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되어 한 때 ‘인왕제색도’ 열풍이 불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금강전도'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한국미술' 전집 중에서 (1984년 도산문화사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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