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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역사 속 오늘, 2월 9일: 15년 전, 화왕산 억새 태우기 행사 참변

해양맨 2024. 2. 9. 00:00

역사 속 오늘, 2월 9일에 일어난 일:

1898년 - 독립협회가 종로에서 만민공동회를 개최하다.

1969년 - 보잉 747 여객기가 첫 시험비행(test flight)에 성공하다.
1995년 - 이스라엘군이 46년 만에 요르단에서 완전 철수하고 양국이 관광, 안보협정 체결.

2009년 - 경남 창녕군 화왕산에서 억새 태우기 행사를 하던 도중 4명이 사망하고 80여 명 부상.

 

오늘의 묵상: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

2009년 2월 9일, 15년 전 오늘, 경상남도 창녕군 화왕산에서 정월 대보름 억새 태우기 행사를 하던 도중 관람객 4명이 불에 타 숨지고 80여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억새(왼쪽)와 갈대(오른쪽). 억새는 은빛으로 줄기가 가늘어 하늘거리고, 갈대는 갈색으로 줄기가 굵고 거칠다.

 

화왕산 억새 태우기는 화왕산 정상 화왕산성 내 억새밭 18 헥타르를 불태우는 행사로, '화왕산에 불기운이 들어야 다음 해 풍년이 들고 모든 군민이 평안하며 재앙도 물러간다.'는 전설에 따른 것입니다. 창녕군과 창녕 배바우산악회가 1995년 처음으로 억새를 태웠으며 1996년 두 번째 행사 후 생태계 파괴를 우려해 취소됐다가, 2000년부터 매 3년마다 다시 행사를 개최하기 시작하여, 2009년 행사는 2003년과 2006년에 이은 여섯 번째 행사였습니다.

사실 축구장의 24배 크기에 달하는 거대한 억새밭에 불을 붙여 태워 버리는 만큼 안전관리에 미흡하면 대단히 위험해질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따라서 행사 전 남부지방산림청 양산국유림관리소에선 너비 50m 안팎의 방화선 2km 구축, 안전요원 320명 배치, 산불 진화 헬기 대기, 뒷불 감시조 운영, 확산 예방을 위한 사전 물 뿌리기 등 산불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억새 태우기를 허가했습니다.

사고 후 경찰 조사에서 방화선 너비는 평균 15~40m였고 특히 배바우 인근 참사 현장 부근의 방화선 너비는 고작 15~16m에 불과했으며, 사전 물 뿌리기도 이행되지 않았고, 안전 요원도 257명만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아무튼 대부분 억새는 20여 분 만에 거의 다 타버렸고 소방요원들이 잔불을 정리하고 있는데, 불현듯 배바위 쪽에서 불길이 거세게 되살아났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역풍이 불어 불길이 방화선을 넘고 관람객 쪽으로 번져서 관람객들이 불길에 휩싸이거나 도망가다 절벽에서 밀려 떨어지는 등 총 7명이 사망하고 81명이 부상을 당한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화왕산(火旺山)에 불기운이 들어야 다음 해 풍년이 들고 모든 군민이 평안하며 재앙도 물러간다는 전설에 따라 정월대보름 악운을 없애려는 마음들이 모인 자리가 불지옥으로 변한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 이 행사는 2009년 4명의 생명을 잃고 폐지됐습니다.


결국 이 참사를 계기로 화왕산 억새 태우기 축제는 6회 만에 완전히 폐지되었습니다.

 

논밭을 태우는 것은 1년 농사를 짓기 전에 해충을 없애거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정작 이 행위는 농사에 도움이 되는 익충까지 소각하는 등 농사에 별 효과가 없다고 하며 오히려 논/밭을 태우는 일은 산불의 주요 원인이라고 합니다.

 

여담으로 '으악새'를 '억새'의 다른 이름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사실 '으악새'는 '왜가리'를 가리키는데 그 새의 울음소리가 '으악, 으악'으로 들리기 때문에 '으악새'라고 불리게 되었을 뿐이라고 합니다.

 

으악새. 공식명칭은 '왜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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