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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역사 속 오늘, 6월 25일: 83년 전, 제2차 소련·핀란드 전쟁(계속전쟁)

해양맨 2024. 6. 25. 00:00

역사 속 오늘, 6월 25일에 일어난 일:

1876년 - 리틀 빅혼 전투 (미국태나 Little Bighorn에서 원주민과의 전투에서 미국 제7기병 연대 전멸)
1940년 - 프랑스가 나치 독일에게 항복, 영국 본토 항공전 시작
1941년 - 핀란드가 소련에 선전포고하며 '겨울전쟁'의 연장으로 '계속전쟁' 발발
1950년 - 한국 6·25 전쟁 발발 74주년
2007년 - 캄보디아 소형 항공기 프놈펜 남쪽 130km 떨어진 산속에 추락 (13명의 한국인을 포함 22명 전원 사망)

 

오늘의 묵상: 제2차 소련·핀란드 전쟁 (계속전쟁)

1941년 6월 25일, 83년 전 오늘, 핀란드가 소련에 선전포고하며 '겨울전쟁'의 연장으로 '계속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소련은 인접한 국경지대인 핀란드 동남부의 산업지대와 핀란드만의 섬 등 핀란드의 노른자위 땅을 쓸모없는 소련 땅과 교환할 것을 핀란드에 요구했습니다. 누가 봐도 터무니없는 요구였으므로 당연히 협상은 진척되지 않았고, 소련은 1939년 11월 말 자작극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국경 지대의 충돌을 구실로 45만 대군을 동원해 인구 350만의 핀란드를 침공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이 '겨울전쟁'으로 널리 알려진 제1차 소련·핀란드 전쟁입니다.

 

국제연맹은 소련의 침공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축출하기까지 했지만 국제연맹의 제재에 소련은 꿈적도 하지 않았습니다. 절박해진 핀란드는 유럽 주요국들에게 도와줄 것을 호소했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핀란드에 우호적인 국내 여론을 의식하면서도 자칫하면 무력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하고 군수물자만 지원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이 겨울전쟁에서, 압도적인 군사력을 지닌 소련군이 핀란드에 혼쭐이 나기는 했지만, 핀란드는 전쟁에 패하고 국력 대비 소련보다 타격이 훨씬 컸습니다. 물론 겨울전쟁으로 소련군의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나 히틀러의 소련 침공 결정에 영향을 주기도 했지만, 이 전쟁으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고 주요 도시가 초토화된 끝에 당초 소련이 요구했던 것보다 더 많은 영토를 빼앗긴 핀란드의 아픔을 덜 수는 없었습니다.

 

절치부심하던 핀란드는 제2차 세계 대전 중반인 1941년 6월 22일, 나치 독일군의 소련 침공으로 독·소 전쟁이 발발하자 겨울전쟁의 빚을 갚을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습니다. 독일 침공 3일 뒤인 6월 25일, 독일과 손을 잡은 핀란드는 소련에 선전포고하고 전쟁에 뛰어드니 이것이 제2차 소련·핀란드 전쟁, 일명 '계속전쟁(Continuation War)'입니다. 한때 명목상이나마 도움을 줬던 미국, 영국 주도의 서구 자유진영에게 이제 핀란드는 그들의 적이 됐습니다.

 

흰색 군복을 입고 눈 속 진지에서 중화기를 조준하고 있는 핀란드 스키부대.

 

전쟁 초기 독일군의 우세에 편승해 핀란드 역시 겨울전쟁으로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더 깊숙이 진격해 소련 영토 일부까지 점령했습니다. 그러나 연합군의 지원을 등에 업은 소련의 반격으로 독일이 밀려나기 시작한 순간 계속전쟁의 결말도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독일의 패전이 확실시되던 1944년 9월 19일 핀란드가 소련 측이 제시한 종전 조건을 수용함에 따라 '계속전쟁'은 3년 3개월 만에 핀란드의 또 다른 패전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계속전쟁'의 피해는 '겨울전쟁'보다 더 컸는데, 사망 또는 실종자는 6만 3천여 명으로 겨울전쟁의 배가 훨씬 넘었고 일시적으로 되찾았던 영토를 다시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전쟁 배상금까지 물고 전쟁 지도부는 전범으로 자국 특별법정에서 재판을 받아야 했습니다.

핀란드의 고난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소련과 맺은 종전 협정에 따라 핀란드에 주둔하고 있던 독일군을 무장해제하거나 축출하는 의무를 지게 되었는데, 독일군이 수세에 몰렸다고는 하지만 아직 패전까지는 한참 남은 상황이어서 핀란드는 이제 독일과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이렇게 서방 외면 속 소련-독일과 싸우기도 하고 손을 잡기도 했던 핀란드는 75년간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 노선을 지켜왔습니다. 그동안 나토(NATO)에 가입하지 않은 채 나토와 협력 관계만 유지하다가, 마침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2023년 4월 4일 나토에 가입했습니다.

 

핀란드는 동쪽으로 러시아와 1300㎞에 달하는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 현재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과 접하고 있는 국경이 1400㎞이므로, 이제 그 길이가 배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나토의 핵심은 상호 집단 방위로서, 동맹국 중 한 국가가 공격을 받을 경우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다른 회원국들이 자동으로 개입해 공동 방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반발하며 서부 및 북서부 지역의 군사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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