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7월 28일에 일어난 사건은:
1821년 - 페루가 에스파냐로부터 독립
1849년 - 강화도령 철종 즉위
1914년 -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세르비아 왕국에 선전포고함으로써 제1차 세계 대전 발발
1922년 - 아일랜드 내전 시작
1946년 - 북조선노동당이 결성되고 김일성이 위원장으로 취임
1976년 - 중국 허베이성 탕산 대지진으로 최소 242,419명 사망
2011년 - 인천발 상하이행 아시아나항공 991편 화물기가 기내 화재로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공중분해되어 2명 사망
오늘의 묵상: 강화도령 철종 즉위
1849년 7월 28일, 174년 전 오늘, 강화도령 철종이 즉위했습니다.
왕조의 직계 혈통이 단절되어 자신들의 권력을 잃게 될 것을 두려워하던 순원왕후와 안동 김 씨 세도가문은 왕실의 직계 후손을 수소문하다가 강화에서 농사를 짓고 있던 원범(元範, 철종의 본명)을 찾았습니다.
왕이 되기에 한참 촌수가 멀었던 이원범은 자신이 왕이 될 거란 생각을 못 한 채 강화도에서 농사짓고, 고기 잡고, 약초 캐며 살고 있었습니다. 궁궐에서 보낸 군대와 가마를 보고 자신을 죽이러 온 줄 알고 마니산으로 도망가다 끝내 잡혀서 왕이 되었습니다.
이원범의 할아버지는 사도세자의 서자(은언군)였고 아버지는 은언군의 서자였으며 이원범 역시 서자였습니다. 이원범의 아버지와 형이 역모사건에 연루돼 그의 가족은 모두 강화도로 유배를 가 왕족 아닌 평민으로 살게 되므로 철종 일가는 상식적으로 왕위에 오를 수 있는 족보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불행인지 행운인지, 헌종이 아들이 없이 죽게 되자, 방계 출신인 철종은 5촌 당숙 순조의 양자 자격으로 18세에 왕위에 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즉위 직후 순원왕후가 수렴청정을 하였고, 당대 실권자인 안동 김 씨 세도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휘둘리는 허수아비 왕이 되었습니다. 강화도에서 나무꾼으로 있다가 허수아비 왕이 되었다 하여 그의 재위기간 중 사대부가에서는 그를 '강화도령'이라 조롱하였고 이는 곧 그의 별명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아무 의지 없이 넋 놓고 있는 사람'을 일컬어 '강화도령'이라고 부르는 유래가 여기에 있습니다.
철종은 선대 왕 헌종이 외가나 처가 등의 정치적인 기반으로 세도 가문을 견제해 가며 나름 왕권을 잘 구축한 반면, 방계 왕족 출신인 철종에게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범한 신분에서 갑자기 금수저가 되어 세도정치의 허수아비로 살다 간 비운의 왕 철종은 제대로 된 정치를 펴지 못한 채 32세의 젊은 나이로 후사 없이 요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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