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은 개기월식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태양.지구.달이 일직으로 놓여서 보름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현상이죠.
저는 이번 개기월식은 보지 못했지만 그날따라 보름달이 비추는 뒷 뜰이 너무나 환하고,
달에 비친 나무 그림자가 섬뜩할 정도로 뚜렷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하늘을 보는데 보름달에서 조금 찌그러진 달이 구름 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대낮에도 달이 이렇게 선명하구나 생각하면서
구름에 가린 달이 나올 때까지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는 시가 생각났습니다.
사실 달은 서서히 지고 구름이 빨리 흘러가는 것인데, 시인은 달이 지나간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인생도 서서히 지는데 세월이 바삐 흘러가므로 쉬이 늙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건 아닌지요...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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