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10월 13일: 도굴꾼 덕분에 세계 문화 유산 발굴 (무구정경)

역사 속 오늘, 10월 13일에 일어난 일:

    54년 - 클라우디우스가 아내에 의해 독살되고 17살의 네로가 로마 황제가 되다.
1909년 - 대한제국, 제1회 사법시험 실시.
1946년 - 군정기: 청년 민족운동 단체인 조선 민족청년단(약칭:족청), 이범석을 단장으로 결성.

1966년 - 불국사 석가탑에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발견했습니다.
1971년 - 남원초등학교 수학여행 참사: 순천~서울행 열차가 제동장치 고장으로 유조 화물열차와 추돌, 20명 사망.
1979년 - 신민당과 통일당 의원 79명, 국회의 신민당 김영삼 총재 변칙 제명에 항의하여 의원직 사퇴서 제출.
2000년 - 대한민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다.

 

오늘의 묵상: 무구정광대다라니경

1966년 10월 13일, 57년 전 오늘 불국사 석가탑에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발견했습니다.

 

도굴꾼이 경주 불국사 석가탑을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범인은 바로 잡혔고, 석가탑을 보수하기 위해 해체하던 중, 제2층 옥개석을 들어 올리다 나무지지대가 부러지면서 옥개석이 땅으로 추락하면서 깨졌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탑신부에 봉안되어 있던 금동제 사리외함에서 다른 여러 사리장엄구와 함께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 (줄여서 '무구정경' 혹은 '다라니경')이 발견되었습니다. 

 

'다라니경'은 대승불교의 경전으로 '다라니(陀羅尼)'는 '주문(呪文)'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을 주문같이 되풀이하면 주술적인 신비한 힘이 있고 이것을 필사해 탑 같은 곳에 봉안(공양)하면 무병장수하고 악을 소멸시켜 준다고 믿었습니다.

 

석가탑이 만들어진 것이 통일신라 경덕왕 10년인 751년이므로 '무구정경'은 이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렇다면 770년경에 간행된 일본의 '백만탑다라니'가 최고 오래된 인쇄물로 알려져 왔는데 '무구정경'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 목판 인쇄본이 되는 것입니다. 

 

런던에 있는 영국 도서관에 가면 출판과 인쇄전시장이 있는데 그곳에 제일 먼저 나오는 작품이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은 고려시대 1377년에 간행된 '직지심체요절'입니다. 인쇄 강국의 빛나는 유산,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직지심체요절': 인쇄가 발달했다는 것은 기술의 발달을 넘어서 정신문화가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높은 문화 수준을 이 기록유산들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1966년 석가탑 보수 장면.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의 다라니경 (국보 제126호). 불교중앙박물관 소장. 너비 8㎝, 전체 길이 약 600㎝의 두루마리로 된 다라니경권으로 우리 나라 최고의 목판 인쇄물이다.

 

처음 공개될 당시의 상태는 습기와 벌레, 산화작용으로 부스러지고 조각이 나거나 훼손이 심했다. 이에 문화재 위원회가 1988년부터 보수하여 원형의 면모를 되찾고 떨어진 조각을 맞추어 잃어버린 본문의 일부를 되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