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10월 30일에 일어난 일:
1918년 - 오스만 제국이 연합군에 항복했다.
1961년 - 소련에서 인류가 만들어낸 무기 중 가장 강력한 무기인 수소폭탄 '차르 봄바' 실험 실시.
1999년 - 인천 인현동 상가 화재 참사가 일어나다.
2005년 - 인도네시아에서 기독교 학교 여고생 3명이 이슬람교 과격분자에게 참수(斬首) 당함.
2022년 - 인도 구자라트 다리 붕괴 사고로 141명 사망.
오늘의 묵상: 인천 인현동 상가 화재 참사
1999년 10월 30일, 24년 전 오늘 인천 인현동 상가 화재 참사로 57명이 사망하고 79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인천 중구 인현동에 무허가 불법 호프집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 사고로 경기도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사고로 유치원생 19명이 희생된 후 4개월밖에 안 된 시점에서 발생한 정부 수립 이래 3번째로 인명피해가 큰 참사였습니다.
당시 2층 호프집에 있던 학생 52명을 포함해 57명이 사망했는데 희생자 대부분이 인근 고등학교 십여 군데에서 가을 축제가 끝난 뒤 뒤풀이를 하기 위해 모여든 고등학생들이었습니다.
화재원인은 수리 중인 지하 노래방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던 아르바이트 학생의 담뱃불. 이후 화재 조사 과정에서 석고보드로 막은 창문, 탁자나 의자로 통행을 막은 좁은 통로, 소화기와 스프링클러의 부재 등이 참사를 키웠던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비상구도 합판으로 막혀있었고, 비상구등이 켜있는 곳은 화장실이었고 따라서 화재 구조 당시 화장실과 그 앞에 시신들이 많이 쌓여 있었다고 합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업소 매니저가 '돈 내고 나가라'며 출입문을 가로막는 바람에 대피할 시간을 놓쳐버린 대부분의 학생들이 유독가스에 질식사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불법 호프집은 당시 인천 번화가 한복판에서 '학생들한테도 술을 파는 집'으로 소문이 퍼지며 인천 일대의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도 드나드는 명소가 되었고, 이는 참사 당시 대부분의 희생자들이 고등학생이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수사 결과 불법 영업을 한 호프집과 경찰, 공무원 사이의 유착관계가 드러났는데, 주점 주인의 비리와 탈법, 지역 공권력의 부패와 묵인, 방조가 이런 참사를 초래한 것이었습니다.
사고 수습 후 피해 학생들의 유가족들에게는 정부로부터 보상금 1억 8천만 원이 지급되었습니다. 업소 주인과 매니저는 법원으로부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업소 주인과 결탁했던 비리 공무원과 경찰들은 아무도 실형을 받지 않았습니다.
당시 호프집에서 일하던 한 여학생도 희생되었는데, 당시 제정된 보상 조례에는 "보상금의 지급대상은 인현동 화재 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에 한한다. 다만, 인현동 화재 사고의 실화자와 가해자이거나 그 종업원과 건물주 및 공무수행 중인 자는 제외한다"라고 조항 때문에 아무런 보상도 못 받았다고 합니다. 그 18살 여학생은 그날이 알바 첫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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