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11월 1일에 일어난 일:
1755년 - 포르투갈 왕국에서 리스본 대지진이 발생하다.
1897년 - 조선 한성에서 열린 독립협회 회의에서 서재필, 윤치호의 발의로 노예 해방이 결의되다.
1911년 - 압록강 철교 준공
1952년 - 미국, 태평양 에니웨톡 섬에서 첫 수소 폭탄 실험.
1955년 - 베트남 전쟁 발발.
오늘의 묵상: 리스본 대지진
1755년 11월 1일, 268년 전 오늘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하여 최소 5만 명이 사망하였습니다.
이날은 만성절(All Saints' Day)로 성당은 성도들로 가득했고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만성절은 가톨릭에서 천국에 있는 모든 성인을 기리는 축일이며, 그 전날인 10월 마지막 밤을 귀신이나 주술 등의 신비주의와 연관시킨 것이 바로 핼러윈입니다.
11월 1일 오전 9시 40분, 리히터 9.0에 달하는 대지진이 리스본을 강타하여 리스본의 건물 중 85%인 1만 채를 파괴하고, 당시 20만 리스본 인구의 20%인 4만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지진과 이어진 여진, 쓰나미 및 화재로 인해 포르투갈, 스페인, 모로코 해안 등지에서 사망한 사람의 수를 합하면 5만 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대서양 100km 밖 지점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 후에 쓰나미가 뒤따라 오면서, 땅과 바다, 불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리스본을 돌이킬 수 없는 폐허로 만든 이 날은 마치 '지구 최후의 날' 같았다고 합니다. 가톨릭의 총본산인 리스본 시민들이, 만성절에 대성당에 모여 한마음으로 기도를 올리던 도중에 지진으로 깔려 죽고, 불타 죽고,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혹자는 지진의 종교적 원인과 메시지를 찾아내고자 노력하며 이것은 '신의 천벌'이라고도 했습니다.
당시 리스본은 가톨릭의 중심지로서, 경건하고 정결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성직자와 종교인들로 수도원과 성당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던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자연은 리스본을 덮쳤고, 신은 침묵했습니다. 당대 유럽은 지금이 최고의 세상이라는 '낙관주의'가 지배적이었는데, 이러한 믿음을 산산이 부수어버리면서 이 재앙은 '계몽주의'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1775년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시가지 대부분을 완전히 철거하고, 시가지를 바둑판 모양으로 구획하고 가옥의 배열도 통일하면서, 리스본은 계몽사상을 구현한 근대도시로 변모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때의 피해를 복구하느라 비용을 너무 많이 썼기에 포르투갈의 경제적 황금기는 끝나버렸고, 이후 나폴레옹 전쟁에 휘말리면서 약화하기 시작한 국력은 1823년 가장 큰 식민지인 브라질이 독립하면서 강대국으로서의 포르투갈의 지위는 추락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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