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11월 9일에 일어난 일:
1494년 - 메디치 가문이 피렌체의 지배자가 되다.
1520년 - 스톡홀름 대학살. 덴마크 군대가 스웨덴 스톡홀름 피바다에서 50명의 스웨덴인들을 학살, 숙청했다.
1620년 -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에 상륙했다.
1799년 -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총재정부를 무너트리고 통령정부가 시작되다.
1867년 - 에도 막부가 권력을 일본 천황에게 뺏기고, 메이지 유신이 시작되다.
1872년 - 보스턴 대화재 발생.
1938년 - 독일에서 '수정의 밤' 사건 발발.
1989년 - 동독, 국경 개방을 발표하다. 이로써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2005년 - 자살 폭탄 공격대가 요르단 암만 호텔 3곳을 공격하여 60명 이상 사망.
오늘의 묵상: '수정의 밤'
1938년 11월 9일, 85년 전 오늘 독일에서 '수정의 밤'으로 부르는 유대인 대박해가 시작됐습니다.
'수정의 밤(KristallNacht, 크리슈탈나하트)'은 게슈타포가 사주한 폭도들에 의하여 유대인 소유 건물들이 약탈 및 파괴되면서 깨어진 유리 파편들이 반짝거리며 거리를 가득 메웠던 것에서 '수정의 밤' 혹은 '깨진 유리의 밤'으로 불립니다. 이것은 폭력적인 반유태주의자들에 의한 포그롬(Pogrom, 박해 혹은 학살의 러시아어)이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제1차와 2차 세계대전 중간시기(전간기)에 독일에 거주하던 외국 출신 유대인들을 무조건 추방하려는 나치당의 조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독일에는 5만여 명의 폴란드계 유대인들이 살고 있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폴란드에서는 외국에 거주하던 폴란드계 유대인들의 입국을 막는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그러자 독일은 외국계 유대인들의 강제 추방건을 외무부에서 비밀국가경찰(SS, 친위대, 게슈타포)로 넘기게 됩니다.
이때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던 폴란드계 유대인인 17세 소년 헤르셸 그린슈판(Herschel Grynszpan)이 독일 정부의 폴란드계 유대인 강제 추방에 분노하여 1938년 11월 7일 파리 주재 독일 대사관을 찾아가 3등 서기관이었던 에른스트 폼 라트(Ernst vom Rath)를 권총으로 쏘았습니다. 이 사건으로 소년은 체포되고 총을 맞은 독일 대사관 직원은 이틀 후에 사망했습니다.
11월 9일과 10일, 독일인의 사망 소식에 분노한 폭도들은 독일 전역에서 일어나, 독일의 점령지인 오스트리아와 체코슬로바키아 지역까지 확산되었습니다. 이들은 시나고그(유대교 회당)를 파괴하고, 유대인 상점 최소 7,000개, 백화점 29개, 그리고 유대인 공동묘지 다수를 훼손했습니다. 당시 자살한 유대인 300명을 포함해 2,000명의 유대인이 학살되었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약 3만 명에 달하는 유대인 남성들이 체포되어 강제수용소로 끌려갔고, 몇 달 뒤에 풀려난 500여 명도 추가로 살해되거나 병사, 자살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으로 극단적 반유대주의자로서 홀로코스트 등 나치의 악행에 앞장선 괴벨스는 히틀러의 묵인하에, 국민들의 유대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데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유대인 말살 정책을 펴게 됩니다. 유대인에 대한 격리 정책은 다윗의 별을 겉옷에 달게 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사유재산을 몰수하고, 유대인들을 강제적으로 추방하거나 잠정적으로 수용소에 가두었습니다.
'수정의 밤' 사건은 1941년-1945년에 벌어진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인 홀로코스트(The Holocaust)의 전주곡에 불과했습니다. 당시 가스실, 총살, 강제 노동, 계획된 영양실조, 생체실험 등의 방법을 통해 약 600만여 명의 유대인이 학살되어 당시 유럽 내 약 900만여 명의 유대인 중 3분의 2가 죽음을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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