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4월 8일에 일어난 일:
1904년 - 영불 협상이 체결되다.
1967년 - 공군 C-46 수송기가 서울 청구동 주택 밀집지역에 추락해 탑승자 24명, 주민 56명 등 80명 사망.
1970년 - 서울 마포구 와우시민아파트 붕괴 참사로 34명 사망, 40명 부상.
1982년 - 서울 서대문구에서 지하철 3호선 공사장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10명 사망.
2008년 - 삼성건설이 건설한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가 630m로 착공 38개월 만에 세계 최고 인공 구조물 기록을 경신하다.
오늘의 묵상: 와우아파트 붕괴 참사
1970년 4월 8일, 54년 전 오늘, 서울 마포구 와우시민아파트 19개 동 중 1개 동(15동)이 붕괴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와우아파트는 서울특별시가 마포구 창전동 와우(소가 누워있는 형상의)산 가파른 중턱에 건설한 시민아파트였습니다. 건설 허가를 따낸 대룡건설은 무면허 건설업자에게 하청을 줬는데, 그 하청업체는 공사자재비를 아끼려고 관련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철근 70개를 넣어야 할 기둥에 고작 5개의 철근을 넣는 부실공사를 했습니다.
김현옥 당시 서울특별시장은 서울의 땅값이 치솟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값싼 국유지를 택하느라 지반이 약한 와우산 기슭에 아파트를 짓는 우를 범했습니다. 그 결과 준공 4개월 만인 1970년 4월 8일 오전 6시 40분경 아파트 한 동이 무너져 사망 33명, 부상 38명의 인명피해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또한 무너진 아파트 잔해가 아파트 아래에 있던 판잣집을 덮쳐 1명이 사망했고, 2명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총 사망자 34명, 부상자 40명)
와우아파트는 관급 공사로 건축비가 평당 1만 원도 채 안 되는 저예산이었으며 공기도 6개월 만인 1969년 12월 26일 준공되어 부실공사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와우시민아파트 15동의 설계상 건물 하중은 제곱미터당 280㎏인데 무너진 15동의 실제 하중은 900㎏으로 3배 이상 초과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70도 경사진 와우산 중턱의 산비탈에 세워진 와우아파트의 뒤쪽은 암반 위에 얹혀 있었지만 아파트 무게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앞쪽에는 기둥 7개만 박아서 기초로 삼았습니다. 그것도 기둥 하나에 19mm 철근 70개씩이 들어가도록 되어 있었는데 5개 정도밖에 사용치 않았습니다. 콘크리트 배합 비율도 엉망이었는데, 시멘트는 소량만 넣어 콘크리트라기보다는 모래와 자갈의 반죽에 가까웠고, 반죽할 때의 물도 불순물이 많은 하수도 물을 썼다고 합니다. 또한 기둥의 깊이는 2m 정도에 불과한, 암반이 아닌 부식토 위에 세웠으니 결국 해빙기인 4월 지층이 내려앉으면서 지은 지 6개월도 안된 건물이 무너지게 된 것입니다.
이 사고로 인해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김현옥이 일주일 뒤인 4월 16일 시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관련자들이 구속되었습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와우아파트 다동 뒤의 높이 3m 축대가 다시 무너지는 사고가 났으며, 1984년에는 2동 뒤편 와우산 일부가 폭우로 무너져 내리면서 204호와 205호를 덮쳐 다시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현재 와우아파트는 철거되었고, 철거 부지(현재 홍익대학교 뒤편)는 녹지 공간인 와우공원으로 조성되었습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이전까지 지어진 시민아파트의 안전도를 점검한 결과, 총 대상 405동 중 349동이 안전 기준에 미치지 못해 보수를 받아야 한다는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났습니다. 그 결과 1971~1977년 동안 시민아파트 가운데 101동이 철거되었고 철거비용이 447동 건립비용에 거의 맞먹는 50억 700만 원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런 1970년대의 충격적인 사고와 일련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부실공사와 하도급 비리, 준공검사의 허점 등이 제대로 개선되지 않은 결과로 1990년대에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를 맞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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