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신학적으로 해석을 요구하거나 문맥을 살펴봐야 하는 모순처럼 보이는 구절들이 많이 있다. 아래 여섯 가지는(더 많을 수 있겠지만) 성경에서 대표적으로 모순처럼 보이는 구절들과 그에 대한 신학적 해석이다.
1. 구원의 조건: 행위 vs. 믿음
행위로 구원:
(야고보서 2:26)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
(야고보서 2:24) “이로 보건대 사람이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고 믿음으로만은 아니니라”
믿음으로 구원:
(에베소서 2:8-9) “너희가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이라”
해석:
야고보서는 진정한 믿음이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선한 행위가 뒤따른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에베소서는 구원이 오직 믿음으로 주어지며 행위로는 구원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믿음으로 구원받고, 행위는 구원의 조건이 아니지만, 구원을 받은 자가 삶의 행위에서 달라진 게 없다면 이는 구원을 받지 않은 것이라는 뜻이다.
2. 인간의 자유의지 vs. 하나님의 예정론
자유의지:
(여호수아 24:15) "너희가 오늘 누구를 섬길지 택하라"
(신명기 30:19) “내가 오늘 하늘과 땅을 불러 너희에게 증거를 삼노라. 내가 생명과 사망, 복과 저주를 네 앞에 두었은즉 너와 네 자손이 살기 위하여 생명을 택하라”
하나님의 예정론:
(에베소서 1:4-5)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우리를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로마서 8:29-30)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해석:
성경은 인간의 자유 의지와 하나님의 주권적 예정을 동시에 강조한다. 이것은 신학적으로 신비한 영역으로 많은 해석자들은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인간을 선택하심과 동시에 인간에게 책임을 부여한다고 보고 있다. 즉, 인간의 자유의지와 하나님의 예정론 이 둘은 상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많은 신학자들은 이 둘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3. 하나님의 속성: 후회하심 vs. 불변하심
후회하시는 하나님:
(창세기 6:6) “여호와께서 사람이 땅 위에 많아짐과 그 마음의 생각의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사무엘상 15:11) "내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하노니, 그가 돌이켜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 명령을 이루지 아니하였음이라"
불변하시는 하나님:
(말라기 3:6) “나 여호와는 변하지 아니하나니...”
(민수기 23:19)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해석:
하나님의 후회는 인간의 후회처럼 실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타락에 대한 깊은 슬픔을 나타낸다. 인간의 행동에 따라 하나님의 응답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하나님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으신다.
4. 하나님을 본 적 있다 vs. 없다
하나님을 본 적 있음:
(출애굽기 33:11) “사람이 자기 친구와 이야기함 같이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대면하여 말씀하시며...”
하나님을 본 적 없음:
(요한복음 1:18)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 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
해석:
하나님을 본다는 표현은 다양한 문맥에서 하나님의 영광이나 현현을 본 것을 의미한다. 구약에서 모세가 본 것은 하나님의 영광의 한 부분일 뿐이며, 신약에서 하나님을 본 적 없다는 것은 그분의 완전한 본질을 본 적이 없다는 의미이다.
5. 하나님의 시험을 받음 vs. 받지 않음
하나님이 사람을 시험하심:
(창세기 22:1) “그 일 후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려고...”
하나님이 사람을 시험하지 않으심:
(야고보서 1:13) “사람이 시험을 받을 때에 내가 하나님께 시험을 받는다 하지 말 찌니 하나님은 악에게 시험을 받지도 아니하시고 친히 아무도 시험하지 아니하시느니라 ”
해석: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신 것은 그의 믿음을 테스트(test) 한 것이지, 악한 시험(tempting)이 아닙니다. 야고보서에서 언급된 시험은 유혹(tempting)이나 악한 시험(temptation to sin)을 뜻하며, 하나님은 그런 시험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6. 살인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
살인하지 말라:
(출애굽기 20:13) - “살인하지 말라.”
살인하라는 명령:
(사무엘상 15:3) - “이제 가서 아말렉 사람들을 공격하여 그들에게 속한 모든 것을 완전히 멸망시키라. 그들을 살려두지 말고 남자와 여자, 아이와 유아, 소와 양, 낙타와 나귀를 죽이라”
해석:
“살인하지 말라”라는 계명은 사람을 불법적이거나 부당하게 죽이지 말라는 뜻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가나안 정복 당시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린 하나님의 명령은 악행과 죄악을 반복한 아멜렉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었다. 노아의 홍수나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이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었던 처럼 아멜렉 족속을 섬멸시킨 것도 역사적이고 신학적인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
위의 구절들은 다소 모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각기 다른 문맥과 문학적 스타일, 신학적 관점을 깊이 통찰하면 그 의미가 분명해지며 모순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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