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11월 29일: 36년 전, KAL기 폭파 사건

역사 속 오늘, 11월 29일에 일어난 일:

1954년 - 이승만이 사사오입 개헌을 단행하다.

1987년 -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으로 탑승자 115명 전원 사망.
1994년 - 서울 정도 600년을 기념하여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 남산골 한옥마을에 '서울 1000년 타임캡슐'을 묻었다.
2011년 - 이란 시위대가 영국 대사관을 습격했고, 이때 노르망디 상륙작전 관련 문서가 도난당했다.
2016년 - 라미아항공 2933편 추락 사고로 71명 사망.
2019년 - 중화인민공화국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전 세계 첫 감염자가 나왔다.

오늘의 묵상: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

1987년 11월 29일, 36년 전 오늘 대한항공 858편의 폭파 사건으로 탑승자 115명이 전원 사망했습니다.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보잉 707 여객기가 인도양 상공에서 실종된 사건 'KAL기 폭파 사건'이라고 하면 보통 이 사건을 의미합니다. 1983년 소련 상공에서 격추된 대한항공 007편 사건은 'KAL기 격추 사건'이라고 불립니다.

 

조사 결과 북한의 특수공작원 김승일, 김현희 2인조가 액체 시한폭탄으로 비행기를 폭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두 공작원은 바그다드에서 아부다비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여 자신들이 앉은자리 부근에 폭탄을 설치하고 중간 기착지인 UAE 아부다비 공항에서 내렸습니다. 이 비행기는 아부다비 국제공항을 거쳐 서울(김포)로 가기 전의 마지막 중간 기착지인 방콕으로 비행하던 도중 인도양 상공에서 교신이 두절되며 실종됩니다.

 

사고 조사 과정에서, 중간 기항지였던 아부다비 국제공항에서 내린 일본인 남녀 승객 2명이 출국을 시도하다가 위조 여권 사용으로 검거되었는데 이들이 바로 일본인으로 위장한 북한 공작원이었습니다. 이들은 검거 후 숨겨둔 청산가리 앰풀을 깨물어 김승일은 자살했으나 김현희는 앰풀을 깨물기는 했지만 재빨리 빼앗기는 바람에 자살에 실패했습니다.

 

제13대 대통령 선거 전날인 12월 15일에 대한항공 특별기 편으로 대한민국에 도착한 김현희. 자살을 막기 위해 재갈을 물리고 그 위에 테이프를 붙여 놓은 상태다.

 

당시 대한민국은 6월 항쟁의 결과 10월에 실시한 국민투표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되었으며 전두환 정부를 심판하는 차기 대통령 선거를 불과 보름 남겨놓고 있었습니다. 이에 국가안전기획부는 선거 하루 전인 12월 15일 김현희를 김포공항으로 급히 압송하고 이를 언론에 대대적으로 중계하는 등의 안보 선전을 했습니다. KAL기 폭파사건을 이용한 안보몰이는 김영삼, 김대중의 단일화가 무산되고 야권이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노태우가 대통령이 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게 됩니다.

 

이렇게 북한은 88 서울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서라도 특별히  1980년대에 많은 테러행위를 자행하였습니다. 제3국인 버마(현 미얀마)의 아웅 산 묘소에 폭탄을 설치해 대한민국 정부 관료를 죽이기도 했고, 이번에는 대한민국 국적기를 공중폭파하는 악행을 저질렀던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했습니다.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김현희는 사형 판결을 받았으나 살아있는 증거로 남겨 두려는 목적과 북한과 관련된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캐내려는 차원에서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재량으로 전격 사면을 받았습니다. 이후 본인이 회고록을 저술하기도 하고, 1997년에는 전직 안기부 직원과 결혼도 하면서 안보 강연에서 모습을 나타내는 등 안기부와 국정원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고 전의 대한항공 858편(HL7406).

 

영화 '마유미'(김현희의 일본 이름) 포스터. 납북되었던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서 탈출하여 미국으로 망명한 후 대한민국 정부의 요청으로 만든 첫 작품.

 

 

https://legendary-engineer.tistory.com/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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