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11월 26일에 일어난 일:
1922년 - 이집트 왕가의 계곡에서 투탕카멘 묘가 거의 완전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1924년 - 몽골 인민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1931년 - 2차 천진사변이 발생했다.
1986년 - 전두환 정권, 평화의 댐 건설 계획 발표.
2002년 - 미군 여중생 압사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시작되었다.
2003년 - 콩코드 여객기의 운항이 중단되었다.
2015년 - 김영삼 前 대통령의 영결식이 진행되었다.
오늘의 묵상: 평화의 댐
1986년 11월 26일, 37년 전 오늘 전두환 정권이 평화의 댐 건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1986년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에 대한 열망과 반독재 민주화에 대한 시위로 정국이 불안했습니다. 전두환 정권은 이러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북한이 서울 올림픽을 방해하려고 금강산댐을 건설해 무려 200억 톤의 수공(水攻)을 펼쳐서 서울을 물바다로 만든다고 과장되게 발표했습니다.
1986년 10월 30일 건설부 장관이 "북한이 서울을 삽시간에 쓸어버릴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금강산 댐(임남댐)을 건설하고 있다"는 발표와 함께 TV에서는 북한강에서 밀려온 물에 63 빌딩이 반쯤 잠기는 그래픽이 연일 방영되었습니다. 공포에 쌓인 시민들은 금강산 건설 반대 집회를 열며 북한을 규탄했고,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11월 26일 평화의 댐 건설 계획을 발표합니다. 성금 모금 행사도 대대적으로 전개돼 순식간에 국민성금 661억 원이 모였습니다.
평화의 댐은 이듬해인 87년 2월 28일 금강산댐과 4㎞ 정도 떨어진 강원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에서 착공됐습니다. 그러나 1993년 감사원의 특별감사에서 안기부가 금강산댐 건설 규모와 담수량 정보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평화의 댐은 5공 말기 전두환 정권이 위기 돌파용으로 치밀하게 준비한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이 밝혀집니다.
평화의 댐은 평상시에는 물이 없는 건류댐이므로 발전 기능과 용수공급 기능이 없고 인위적인 배수량 조절이 불가능합니다. 이 댐은 비상시 물을 저장하는 것이 주목적이므로, 대량방류하는 수문이 따로 없지만 댐 옆에 설치된 여수로 몇 개가 작은 수문의 역할을 하므로 홍수조절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평화의 댐은 댐으로서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2002년, 2005년 북한 측에서 예고 없이 금강산댐을 수억 톤 방류했을 때는 물론, 수차례 강원 북부 지역의 집중호우에 대처 및 방어하는 효과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김대중 정부에서는 댐의 높이를 좀 더 올리는(80m→125m) 2단계 공사를 3년간에 걸쳐 4천억 원을 들여 2005년 완공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증축을 두고 전두환이 한 건 나쁘고 김대중이 한 건 괜찮냐 운운하는 의견이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댐을 건설한 목적입니다. 전두환은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불안한 국정을 전환시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한 것이고, 김대중은 잘못된 의도로 지어진 것일지라도 국민과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보강을 하는 것이 옳다고 여긴 차이입니다. 현재 평화의 댐에 가면 김대중의 이름은 있지만 전두환의 이름은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김대중이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인물이기에 평화의 댐에 기록된 것은 맞습니다.
이후 평화의 댐은 2단계와 3단계 보강공사를 거쳐 현재 높이 125m, 길이 601m, 최대 저수량 26억 3000만 톤으로 홍수조절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화천군은 현재 평화의 댐 주변을 ‘평화안보관광지’로 조성해 ‘비목공원', '국제평화아트파크', '세계평화의 종 공원’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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