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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역사 속 오늘, 12월 8일: 80년 전, 한글학자 이윤재 옥사

해양맨 2023. 12. 8. 00:00

역사 속 오늘, 12월 8일에 일어난 일:

1791년 - 윤지충·권상연이 전주 남문 밖(현 전동성당 자리)에서 순교함, 신해박해 발발.

1863년 - 칠레 산티아고에서 컴퍼니 교회 화재로 2500명 이상 사망.
1941년 - 진주만 공습을 당한 다음 날, 대일 선전포고 발표하며 미국이 세계대전 참전.

1943년 - 한글학자 이윤재 옥사하다.

1949년 - 중화민국 정부가 타이베이로 이전함.
2018년 - 강릉시에서 KTX 산천 고속열차가 탈선하는 사고 발생.


오늘의 묵상: 이윤재와 조선어학회

1943년 12월 8일, 80년 전 오늘 일제 강점기에 한글학자 이윤재가 옥사했습니다.

 

이윤재(1888-1943)는 일제강점기 때 1941년 기독신문사 주필로 일하면서 한글보급과 우리말사전 편찬에 주력하다가, 1942년 조선어학회사건으로 함흥형무소에서 복역 중 옥사하였습니다.

 

환산 (한뫼) 이윤재

 

'말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며 한글의 수호와 보급에 앞장선 주시경(1876-1914)의 문하생이었던 이윤재는 경상남도 김해 출신으로 김해, 마산, 평북 영변 등 여러 곳에서 교사로 재직 중 3·1 운동에 관련되어 평양 감옥에서 3년간 옥고를 치렀습니다. 1921년 중국에 건너가 북경대학 사학과에서 수업한 뒤 1924년 귀국하여 정주의 오산학교, 협성․경신․동덕․배재․중앙 등의 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습니다.

 

계명구락부의 조선어사전 편찬위원, 조선어연구회․조선어사전 편찬위원회의 집행위원, 한글맞춤법 통일안의 제정위원 등으로 국어통일운동의 중진으로 활동했습니다. 또한 조선어학회(현 한글학회)의 기관지 ‘한글’의 편집 및 발행 책임을 맡았으며, 1934년에는 진단학회의 창립에 참여하였고, 조선어표준어 사정위원으로 조선어 사전편찬위원회의 편찬 전임 및 집필위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1937년 수양동우회사건에 관련되어 서대문 감옥에서 약 1년 반 옥고를 치른 뒤, 기독신문사 주필로 일하면서 한글보급과 우리말사전 편찬에 주력하다가, 조선어학회사건으로 함흥형무소에서 복역 중 1943년에 옥사하였습니다. 그의 사후 1947년 유고 ‘표준 조선말 사전’을 사위 김병제가 간행했습니다. 이는 조선어학회에서 발표한 「한글맞춤법 통일안」과 「사정한 조선어표준말모음」을 기준 삼아 처음으로 엮은 것입니다. 

 

이윤재 사후 1947년 12월 20일 사위 김병제가 출판.

 

1935년 조선어학회 표준어 사정위원들의 현충사 방문 기념 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4번째가 한뫼 이윤재 선생.

 

당시 일제는 문화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창씨개명을 요구하고 1938년에는 학교에서 조선말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조선말 사전'을 편찬한다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었지만 조선어학회의 한글학자들은 이 사업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1942년 일제는 사전 편찬 작업실을 급습하고, 이 일을 주도한 조선어학회를 민족독립운동단체로 규정하고 내란죄를 적용하여 관련자 33인을 구속합니다. 이것이 바로 '조선어학회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빌미로 일제는 1943년 그동안 학교에서 제2 외국어로 가르쳐 오던 조선어 과목을 아예 없애버립니다

 

이런 ' 조선어학회 사건'을 다룬 영화가 '말모이'입니다. '말모이'란 '말을 모은다'란 순수 한글로서, 표준어를 비롯하여 전국 각지의 사투리와 방언을 모은 사전을 말합니다. 주시경이 1911년부터 시작한 '말모이' 사전편찬 작업은 46년 후인 1957년에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됩니다. 이것을 다룬 영화가 '말모이'입니다.

 

일제강점기동안 모아 온 자료를 바탕으로 해방 후 1945년 9월 경성역 창고에서 시작한 우리말 사전편찬 사업은 1947년 제1권을 시작으로 1957년 총 6권을 발간함으로써 마무리되었습니다.

 

조선어학회 사건과 우리말 사전 편찬사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영화 '말모이'. 2019년 개봉.

 

2021년 11월에 개관한 국립한글 박물관은 한글 연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김해 출신 한글학자 이윤재선생과 허웅선생의 업적과 1443년 한글 창제 이후 한글문화와 역사를 재조명하는 공간이다.

 

김해 한국박물관 옆 이윤재 동상. 정부는 1962년 이윤재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였다.

 

2014년 8월 29일 서울시가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희생된 애국선열 33인을 기리고 기념하는 '조선어학회 한말글 수호 기념탑'을 종로구 세종로 공원 내에 건립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공원내에 세워진 조선어학회 한말글 수호 기념탑.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희생된 33인은:

이윤재, 한 징, 이극로, 최현배, 이희승, 정인승, 정태진,

이중화, 이우식, 이 인, 김법린, 김양수, 김도연, 장현식,

장지영, 정열모, 김윤경, 이석린, 권승욱, 이만규, 이강래,

김선기, 이병기, 서승효, 윤병호, 이은상, 정인섭, 서민호,

안재홍, 신현모, 김종철, 권덕규, 안호상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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