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12월 14일에 일어난 일:
1819년 - 앨라배마주가 미국의 23번째 주가 되었다.
1911년 - 로알 아문센의 탐험대가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하다.
1939년 - 소련이 핀란드를 공격하여 국제 연맹에서 쫓겨났다.
1959년 - 재일교포 북송선 첫 출항.
오늘의 묵상: 재일교포 북송선
1959년 12월 14일, 64년 전 오늘 재일교포 북송선이 첫 출항하였습니다.
일본 나가타 항구에서 975명의 재일교포를 실은 배가 북한 청진항으로 출항했습니다. 이것을 시작으로 1984년까지 180여 차례에 걸쳐 약 9만 3천여 명의 재일교포들이 북한으로 이주했습니다.
일본에서 온갖 차별과 경제적 어려움 가운데 살고 있던 이들에게 친북단체인 조총련과 북한은 집과 일자리를 보장하며 '지상 낙원'을 약속했지만, 이것이 모두 거짓임을 알아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부두에 환영 나온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보고 배에서 내리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배에서 내린 그들은 모두 함경도의 탄광이나 공장 등으로 끌려갔습니다.
재일 조선인은 제2차 세계 대전의 막바지인 1944년에 약 200만에 달했지만 독립이 이뤄지면서 상당수가 한반도로 귀국하고 약 60만 명 정도가 남아있었습니다. 당시 재일 조선인들은 샌프란시스코 조약으로 일본 국적도 상실하여 무국적자가 되었지만 일본은 국제적 비난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추방하기 어려웠습니다. 대한민국도 해외입양을 장려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고 무엇보다 일본과 국교 정상화 자체가 되어 있지 않았었습니다.
결국 일본으로서는 이들에게 국적을 주거나 아니면 최소한 난민 대우라도 해야 했는데, 마침 북한에서 중화학공업과 기간시설망 확충 등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던 차에 일본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재일교포의 북송 협상은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여기에는 남한은 재일교포를 못 받아주지만 북한은 받아줄 수 있다는 식의 대대적인 선전을 통하여 국제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는 북한의 의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일동맹을 맺은 일본이 중국과 동맹인 북한과 교류를 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양국은 우회적으로 적십자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대한민국은 외교역량을 총 가동하여 재일동포의 북송을 막으려 했지만, 미국마저 북송에 대해서 묵인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결국 일본과 북한은 북송사업을 추진하게 됩니다.
일본과 한국이 북한을 경제 등 모든 면에서 추월하면서 재일교포들에게 ‘북한’은 매력 없는 선택지로 전락하면서 1984년부터 북송사업은 자연히 없어지게 됩니다. 북한과 ‘조총련’의 사기극에 놀아나 ‘북한행’을 택한 재일교포들은 ‘거주 이전의 자유’는커녕 ‘이산가족’으로 전락해 지금껏 많게는 64년간 생이별을 겪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인도주의’라는 허울아래 재일교포 ‘추방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이 벌인 ‘북송 사업’을 후원하였으며, 국제적십자연맹 또한 ‘북송’에 힘을 보탰다면서 일본 정부와 국제적십자연맹에 ‘북송’ 관련 사태의 책임을 묻는 이들도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재일한국인들의 권리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재일대한민국민단(민단)은 2003년부터 ‘탈북자 지원 민단 센터’를 통하여 ‘북송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으로 보내졌다가 탈북에 성공, 일본으로 돌아온 이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에 조총련을 통하여 북한으로 간 재일교포들은 공산주의 '빨갱이'라서가 아니라, 남한에서는 받아주지 않았고 일본에서는 푸대접을 받고 있었으므로 할 수 없이 '북송행'을 택한 것이었습니다. 이 또한 가슴 아픈 대한민국의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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