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12월 20일에 일어난 일:
1940년 - 상해임시정부가 안익태의 곡을 애국가 악보로 허가 의결.
1962년 - 숭례문을 포함 116점의 문화재가 대한민국의 국보 1 ~ 116호[1]로 지정되었다.
1974년 - 육영수 여사를 암살한 문세광의 사형을 집행했다.
1987년 - 4375명이 사망한 필리핀 국적의 도냐 파즈호 침몰 사고가 일어났다.
1989년 - 미군이 파나마를 전격 침공하다. 한 달 후 마누엘 노리에가 정권이 전복되었다.
1995년 - 아메리칸 항공 965편이 콜럼비아에서 산에 충돌하여 탑승자 163명 중 159명이 사망하다.
1999년 - 포르투갈이 마카오를 중국에 반환.
오늘의 묵상: 문세광 사형
1974년 12월 20일, 49년 전 오늘 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 육영수 여사를 암살한 문세광의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던 재일교포 2세인 문세광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박정희 저격 미수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은 실패했으나,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총에 맞았고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사망하였습니다. 문세광은 현장에서 체포되어 재판을 받아 사형을 선고받고, 49년 전 오늘 사형이 집행되어 22살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나는 바보였습니다... 참으로 박 대통령과 육 여사에 대해서 미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재일동포로서 무엇하나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대통령에게 깊이 사과드립니다.
대통령에게 총을 겨냥해서 잘못했습니다.
나는 일본에서 그들에게 속았습니다.
내가 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리 됐습니다.
참으로 대통령에게 미안합니다.
육 여사와 죽은 사람 곁에서 같이 살고 싶습니다.
- 사형 집행 전 문세광의 유언 -
일본 오사카에서 한국인 부모사이에서 태어난 문세광은 "폭력 혁명 고교생 전선"이라는 일본 내 극좌 고교생 단체 출신으로 혁명적 급진 사상을 가졌고, 고등학교 중퇴 후 재일본대한민국민단(줄여서 '민단') 산하의 청년조직인 '한청'에서 활동했습니다. '한청'은 본래 박정희를 지지하는 '민단' 산하 청년들의 모임이었는데 "반 독재 민주화를 외치는 반 박정희 세력"으로 변질되었습니다.
문세광은 1973년 8월 일본 도쿄에서 김대중 납치 사건이 일어났을 때 오사카 한국 총영사관에 인질극을 벌이고 폭발 테러를 벌이자고 '민단'에 편지를 보냈는데, 이 편지를 주일 한국대사관과 중앙정보부도 입수해 이때부터 문세광을 예의주시하게 되었습니다. 즉, 이미 문세광은 김대중 납치 사건 때 반한 운동을 벌인 전적이 있어서 중앙정보부의 요시찰 인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문세광의 진술에 따르면 1974년 5월 그는 북한의 대일 공작선이며 재일교포 북송선이기도 한 '만경봉호'에서 박정희를 저격하라는 지령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문세광은 전혀 공작원 훈련을 받은 적이 없고 조총련과도 관계가 없는 재일교포 운동권에 불과하다는 설도 있습니다.
아무튼 일본여권과 일제권총을 소지한 일본인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암살하려다 영부인을 저격한 사건은, 또 한 번 국모를 죽인 제2의 '을미사변'이라며 당시 거센 반일 여론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에 일본은 본 사건은 조총련이나 일본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지만 일본 내에서의 수사에 적극협조하기로 약속하고 한국에 특사를 파견하는 등 이 일을 수습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일 년 전 일본에 망명 중이던 김대중을 불법으로 납치한 사건으로 일본에 꼬투리를 잡히고 있던 한국 정부는 이번 박 대통령 저격미수 사건의 책임을 일본에게 돌리며 사과를 받아내면서 한일 관계가 다시 회복됩니다. 이러한 점들로 인하여 박 대통령 저격 미수 사건은 정치적 이득을 위한 자작극이라는 음모론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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