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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역사 속 오늘, 1월 30일: 76년 전, 윤동주 유고 시집 출간-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해양맨 2024. 1. 30. 00:00

역사 속 오늘, 1월 30일에 일어난 일:

1607년 - 영국 브리스틀 해협 해안선 51,800 헥타르가 홍수로 파괴되고 2,000여 명 사망.
1648년 - 스페인과 네덜란드 사이에 뮌스터 조약 조인으로 양국 간의 80년 전쟁이 끝나다.

1649년 - 영국의 국왕 찰스 1세가 참수되었다.

1945년 - 독일의 여객선 빌헬름 구스틀로프호가 소련해군의 잠수함의어뢰에 침몰, 9400명 사망.

1948년 -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출간.

오늘의 묵상: 민족시인 윤동주

1948년 1월 30일, 76년 전 오늘,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저항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윤동주는 일제 강점기 암울한 현실 속에서 민족에 대한 사랑과 독립의 절절한 소망을 노래한 민족시인입니다. 그는 우리 것이 탄압받던 시기에 우리말과 우리글로 시를 썼고, 어둡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 인간의 삶과 고뇌를 사색하고, 일제의 강압에 고통받는 조국의 현실을 가슴 아파했습니다.

 

1917년 12월 30일 만주 북간도에서 출생하여, 15세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 그는 1941년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던 해인 1941년 시집을 발간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자필로 3부를 남긴 것이 광복 후에 정병욱윤일주에 의하여 다른 유고와 함께「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정음사, 1948)라는 제목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윤동주는 연희전문을 졸업한 후 1942년 도쿄 릿쿄 대학 영문과에 입학하였고, 6개월 후에 교토 시 도시샤 대학 문학부로 전학하였다. 1943년 귀향길에 오르기 전 사상범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구금되었다가 이듬해 교토 지방 재판소에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죄목으로 2년형을 언도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되었습니다. 그리고 복역 중이던 1945년 2월 16일 광복을 여섯 달 앞두고 스물여덟의 젊은 나이로 사망하였습니다.

 

1948년 초판본 표지. 정병욱과 윤일주 등에 의해 처음 출판된 윤동주의 시들을 모은 유고시집 (정음사 발행).

 

초판에는 30여 수의 시밖에 없었으나 간도에 남아있던 윤동주의 친인척이 윤동주의 시들을 가지고 내려와 현재 112여 수에 이르는 시와 네 편의 산문이 삽입되었다.

 

윤동주의 연희전문학교 졸업 당시 사진 (1941년).

 

일제강점기의 시인 윤동주는 비록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특유의 감수성과 삶에 대한 고뇌, 독립에 대한 소망이 서려 있는 작품들로 인해 한국 문학사에 큰 기여를 한 문인입니다. 직접적인 무장투쟁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저항시를 통하여 조선 독립에 대한 열망을 토로하고, 민족의식을 고취하여 독립의 쟁취를 부르짖었으며, 일제의 강압과 회유책에 많은 문인들이 절필 혹은 변절하는 세태 속에, 윤동주는 죽는 날까지 독립운동을 하다 죽었기 때문에 그는 이육사와 더불어 민족시인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윤동주의 6촌 동생인 윤형주의 KBS 3.1운동 100주년 기획 윤동주 콘서트 <별 헤는 밤>이 2019년 8월 15일에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윤동주 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가운데 '별 헤는 밤'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윤동주 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가운데 '서시(序詩)'

 

'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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