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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역사 속 오늘, 2월 13일: 79년 전, 독일 드레스덴 폭격, 민간인 학살?

해양맨 2024. 2. 13. 00:00

역사 속 오늘, 2월 13일에 일어난 일:

1689년 - 메리 2세, 영국 국왕이 즉위하다.
1895년 - 조선의 정치인 윤치호가 조선 최초로 자기 집 노비들을 풀어주었다.
1945년 - 제2차 세계 대전: 영국과 미국 공군이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을 폭격하여, 수만 명의 시민이 사망하다.
1960년 - 프랑스가 원자폭탄 실험에 성공하다.
1974년 -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소비에트 연방에서 추방되다.

 

오늘의 묵상: 런던 폭격과 드레스덴 폭격

1945년 2월 13일, 79년 전 오늘,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과 미국의 공군 연합군이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을 폭격하여, 수만 명의 시민이 사망하였습니다 (사망자 22,700~25,000여 명으로 추산).

 

1945년 2월 드레스덴 시청에서 바라본 공습 뒤 모습. ⓒCassowary Colorizations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독일은 영국의 군사시설물을 겨냥하며 공습을 하긴 했지만, 런던 주거지역에 대한 폭격은 삼가였습니다. 적의 사기를 떨어트리기는커녕 오히려 전투 의지를 불러일으킨다고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작은 사건 하나가 상황을 악화시켰는데, 1940년 8월 24일 밤 런던 외곽의 군사 목표물을 폭격하려던 독일 폭격기가 런던 옥스퍼드 거리에 폭탄을 떨어트리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몇 채의 집이 불타고 인명 피해가 생기자, 윈스턴 처칠 총리는 곧바로 보복 폭격을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40대의 영국 폭격기 출격했고, 베를린이 처음으로 폭격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히틀러는 분노하여 "영국이 2톤, 3톤의 폭탄을 떨어트리면, 우리는 150톤, 300톤을 투하하겠다. 그들이 우리 도시를 공격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도시를 완전히 쓸어버리겠다."라고 공언했습니다. 그리하여 독일 공군의 폭격으로 런던, 리버풀, 맨체스터, 포츠머스, 사우샘프턴, 버밍햄, 선더랜드, 뉴캐슬을 비롯한 영국의 많은 도시들이 공습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런던은 50일 동안 끊임없이 공습을 받았는데 사망자 6만 명 가운데 런던에서만 3만 명으로 전체 희생자의 절반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독일이 전쟁 중반부에 수세 국면으로 들어서자 상황이 뒤바뀌면서, 영·미 공군의 폭격량은 지난날 독일 공군의 폭격량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1940년 5월부터 9월까지 독일 공군이 런던에 떨어트린 폭탄의 총량은 1만 8000톤이었지만, 연합군은 제2차 세계 대전 동안에 독일에 무려 150만 톤의 폭탄을 쏟아부었습니다.

 

드레스덴 공습에 나선 미 육군항공대 소속 B-17 중폭격기 편대. 이들은 영국 랭커스터 중폭격기들과 함께 드레스덴을 불지옥으로 바꾸었다. ⓒ위키미디어

 

드레스덴 폭격은 독일의 공습에 대한 연합국의 보복이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보는 측면이 강합니다. 그 이유는 1940년 독일공군의 무자비한 폭격으로 파괴된 그 도시들에 대한 대가는 이미 1942년, 1943년, 그리고 1944년에 베를린, 함부르크, 쾰른을 비롯한 셀 수도 없는 많은 독일의 크고 작은 도시들에서 이미 값비싸게 치렀기 때문입니다. 또한 연합국의 지휘관들은 아무리 맹렬한 폭격도 독일군을 위협하여 굴복시키는 데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드레스덴 폭격은 아무 의미도 없는 학살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수로 영국 런던에 떨어뜨린 독일의 폭탄하나에 대한 연합군의 보복으로 독일의 많은 도시가 폐허가되고 많은 시민들이 죽어갔습니다. 

 

드레스덴 공습 희생자들. ⓒ위키미디어

 

엘베강변의 드레스덴은 독일의 피렌체라 불릴 정도로 고풍스런 멋을 지닌 도시다.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아직도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재명

 

[(드레스덴의) 상황은 화염폭풍이 몰아쳤던 함부르크, 다름슈타트 등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끔찍했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체는 불에 타서 쪼그라들었고, 지붕에서는 납이 녹아내려 쏟아졌으며, 도로에는 아스팔트가 녹아 사람들은 파리끈끈이에 달라붙은 것처럼 오도 가도 못하고 죽었다.]

앤터니 비버, <2차 세계대전: 모든 것을 빨아들인 블랙홀의 역사>, 글항아리, 2017, 1080쪽.

[공기가 점점 더 빨리 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인공 토네이도였다. 풍속 150km 이상의 폭풍이 드레스덴에서 인간과 도시의 잔해를 섭씨 1000도 이상의 온도로 불타는 오븐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 불길은 모든 유기물, 불에 타는 모든 것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수만 명이 불타고, 질식해 죽었다.]

자크 파월, <좋은 전쟁이라는 신화>, 오월의 봄, 2017, 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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