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와 화해: 돌아온 탕자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로 17세기 바로크시대를 주름잡았던

할스와 람브란트, 그리고 베르메르를 둘 수 있습니다.

그중에 람브란트의 "야경"을 지난번에 소개해 드렸고

오늘은 그의 마지막 유작인 "돌아온 탕자"를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이 작품은 그가 전 재산을 탕진하고 빈민촌에서 구걸로 연명할 때에,

죽기 전까지 10년에 걸쳐 그린 (미완성이라고도 함) 그림이라고 합니다.   

 

"돌아온 탕자"는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로;

한 부자집에 두 아들이 있었는데, 둘째가 아버지로부터 유산을 미리 달라고 하여

집을 나가서 부유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는데 얼마 못가서 돈이 다 떨어져서

남의 집 머슴으로, 구걸로 연명하다가 이제는 죽더라도 아버지께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 아들을 아버지가 기쁘게 맞으며 잔치를 벌인다는 내용으로

회개하고 돌아오면 죄를 용서한다는 하나님의 사랑을 비유적으로 설명한 것입니다.

 

렘브란트의 당시 형편도 성경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와 별반 다를 게 없었습니다.

부와 명예를 다 갖추고, 촉망 받는 유명한 화가로서 부러울 것 없이 잘 살았었는데

허세와 낭비로, 문란한 성 생활로 인하여 재산을 다 탕진해 버렸습니다.

이 그림을 그리는 10년동안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이 세상에서는 그 누구도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데  

하늘나라에 가면 하나님께서 나를 용서하시고 받아주시겠지"하는

간절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무릎을 끓고 앉아있는 사람이 재산을 탕진하고 돌아온 둘째 아들입니다.

옷은 누더기가 되었지만 허리에 집안의 상징인 칼을 차고 지켜온 것은

언제든 집으로 돌아갈 의지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머리가 다 빠진것은 돌아온 아들이 영양실조일 수도 있겠지만

어머니 뱃속에서 새로 태어날 아기와 같이 표현하려고 했다고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발을 보면 오른쪽은 뒷축이 다 닳아 없어졌고

왼쪽 신발은 바삐 달려와 안기느라 벗겨져 있습니다.

 

출처: http://www.gcilbo.kr/news/articleView.html?idxno=39783

 

그런 아들을 안고 있는 아버지는 좋은 옷을 입고 홍포를 두르고 있지만

두 눈은 감겨있거나 초점이 없습니다.

이는 집을 나간 아들이 돌아오기를 눈물로써 기도하며 기다리던 

아버지의 눈이 눈몰에 짓물러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손을 보면 왼손은 굵고 크며 오른손은 가냘프게 그렸습니다.

이것은 "이제는 아무데도 가지 말아라"하며 잡아당기는 아버지의 손이며

다른 손은 "잘왔다"하며 포근하게  감싸주는 어머니의 손을 표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용서와 화해의 장면입니다.

 

오른쪽에 아버지와 똑같은 옷을 입고 지팡이를 잡고 서있는 사람은 돌아온 탕자의 형입니다.

그의 표정을 보면 못마땅함이 가득합니다. 본인은 집안일을 하느라 힘들게 살았는데

밖에서 재산을 다 쓰고 돌아온 동생을 받아들이고 잔치까지 베풀어야 한다니?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서 있는 오른발이 안 보이는 것은 장자로서의 정체성 부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재산을, 아버지가 돌아가기만을 기다리는, 동생에게 더 뺏기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

 

마지막으로 뒤편에 다리를 꼬고 점잖게 앉아서 무심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바리새인이나 서기관으로 보이는데 죄인에게 죄 값을 치르게 해야지 하며

못마땅하게 마음을 닫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 다른 한 사람이 서 있는데 이것은 렘브란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그의 아들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램브란트는 그의 작품 "야경"에 그의 아내를 그려 넣은 것 처럼

이 작품에도 그리운 사람을 넣어서 오래 기억하려고 했던가 봅니다. 

 

아래 유튜브에 가시면 더 자세한 설명과 함께 확대된 그림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4lWecYs2R8&ab_channel=%EA%B7%B8%EB%A6%BC%EC%88%9C%EA%B0%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