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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역사 속 오늘, 4월 5일: 19년 전, 낙산사 화재 사건

해양맨 2024. 4. 5. 00:00

역사 속 오늘, 4월 5일에 일어난 일:

1897년 - 그리스와 투르키예간의 30일 전쟁(Thirty Days' War)이 발발했다.
1936년 - 미국 미시시피주 투펄로에 토네이도가 발생하여 233명 사망했다.
1976년 -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제1차 톈안먼 사태가 발발했다
2005년 -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이 낙산사로 번지면서 주요 문화재가 소실되었다.

오늘의 묵상: 낙산사 화재

2005년 4월 5일, 19년 전 오늘,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 화재가 발생하여 낙산사 동종, 원통보전, 홍예문 등 주요 문화재가 소실되었습니다.

 

2005년 4월 4일 인근 야산에서 발생해 잡힌 줄 알았던 불이 다음날 되살아나 낙산사에 옮겨 붙으면서 사찰 건물 대부분이 전소되며 여러 문화재가 훼손되었습니다. 이 화재로 경내 21채의 건물이 소실되었고, 이후 낙산사는 몇 년에 걸쳐 복원 공사를 벌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산불이 완전히 꺼진 2005년 4월 6일 낙산사 경내의 앙상한 모습. 왼쪽 아래 칠층석탑 앞은 원통보전이 있던 자리. 다행히 오른편에 보이는 보타전은 건재함.

 

경과

2005년 4월 4일 밤에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사교리에서 산불이 발생하여 긴급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자정에 가까운 시각에 헬기를 띄울 수 없었고, 순간 최대 풍속이 초당 32m인 매우 강력한 양간지풍을 타고 산불이 무섭게 번졌습니다. 며칠 전 강원도 고성군 비무장지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산불이 남하하던 탓에 총력을 기울일 수가 없었던 탓도 있었습니다.

양양군은 산불이 발생한 다음날인 5일 사교리 인근 12개 마을에 주민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산불은 속초시 8km 지점에서 낙산해수욕장, 낙산사 방면으로 번지고 있었고 이어 낙산사 4-5km 지점인 도립공원 경계까지 번지자 산림당국은 방화선을 구축했습니다.

 

다행히 5일 오전 산불이 잦아들면서 이대로 잘 마무리되는 듯하여 진화 작업을 위해 투입됐던 헬기는 고성 산불 진화를 위해 기수를 돌렸습니다. 하지만 잦아지던 불길은 오후 1시경 강풍을 타고 되살아났으며 헬기도 양양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5일 오후를 기점으로 또다시 강한 바람을 타고 무서운 기세로 재확산되던 산불을 견디지 못하고 낙산사의 대부분이 소실되는 참사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 화재로 보물로 지정되었던 낙산사 동종이 녹아서 소실되면서 문화재 지정이 해제되어 보물 제479호는 영구 결번되었습니다. 산불에 어떻게 금속 종이 녹아내리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나무가 탈 때 내는 에너지는 생각보다 커서 녹는점이 천°C 근처인 구리나 청동은 충분히 녹일 수 있다고 합니다. 하필이면 종루가 불타서 종을 그대로 덮어 버려서 용광로에 들어간 꼴이 되어 종이 녹아 버린 것이라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초당 32m의 양간지풍은 용광로의 풀무 역할을 했고요...

 

불에 다고있는 보타각. 이 화재로 보물 479호였던 낙산사 동종이 융해, 소실되어 보물 지정이 해제되었다.

 

녹아내린 낙산사 동종은 현재 낙산사 안 의상대사 기념관 안에 옮겨 두었다.

 

낙산사

낙산사 (洛山寺)는 강원도 양양군 오봉산에 있는 사찰로 조계종 신흥사의 말사로 관동팔경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내에는 낙산사 동종( 보물 479호), 칠 층 석탑(보물 499호), 건칠관음보살좌상(보물 1362호), 해수관음공중사리탑 및 사라장엄구 일괄(보물 1723호) 등의 문화재가 있습니다.

 

신라 문무왕 11년인 671년에 의상대사에 의하여 창건된 이후 여러 차례 중건, 복원과 화재를 반복하였습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화재로 손실되었을 때마다 중건되었고, 한국 전쟁 때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53년에 다시 지었지만, 2005년 산불의 피해를 또 피해 갈 수는 없었습니다.

 

화마를 피한 낙산사 보타전.

 

양양산불이 저녁 11시 무렵에 길 옆에서 발화했기 때문에 통행하던 차에서 던진 담배꽁초를 발화원인으로 추측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산불로 임야 973ha가 소실되었고, 재산 피해 394억 원, 376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하였습니다. 산불이 낙산사를 화염에 집어삼킨 2005년 4월 5일은 대한민국에서 마지막으로 공휴일로 지정되었던 식목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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