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4월 2일에 일어난 일:
1513년 - 후안 폰세 데 레온이 플로리다에 상륙하다.
1863년 - 미국 남북전쟁 : 남부연맹의 수도 리치먼드에서 물가 상승에 분노하여 폭동이 발생하다.
1930년 - 한국 상공에서 비행한 최초의 한국인 비행사 안창남이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다.
1982년 - 아르헨티나가 포틀랜드 제도의 영국 군을 공격하면서 포틀랜드 전쟁이 시작되다.
오늘의 묵상: 일본도 극찬했던 조선의 천재 파일럿 안창남
1930년 4월 2일, 94년 전 오늘, 한국 상공에서 비행한 최초의 한국인 비행사 안창남이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안창남은 한국의 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입니다. 한국 최초의 비행사로도 널리 알려졌으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운동가 노백린이 미국에서 길러낸 한국인 비행사들이 안창남보다 1년가량 먼저 비행사가 되었기 때문에 한국인 최초 비행사는 아니지만, 한국 상공에서 비행한 최초의 한국인 비행사입니다.
안창남은 3·1 운동 직후에 휘문고보를 중퇴하고 비행사가 되고 싶어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오사카 자동차 학교에서 2개월간 자동차 운전을 배운 뒤 1920년 봄에 오구리 비행학교에 입학하여 비행기 제조법에 이어 조종술을 공부해 6개월 만에 비행기 조종사(파일럿)가 되었습니다.
1921년 5월 일본 최초로 치러진 비행사 자격시험에서 17명 응시자 가운데 한국인은 안창남이 유일하였는데, 2명의 합격자 중 한 명으로 합격하여 비행사가 되었습니다. 1922년에는 도쿄와 오사카 간 우편대회 비행에 참가하여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1922년 《동아일보》에서 성금을 모아 그를 초청하자 그해 12월 10일 한국 지도를 그려 넣은 그의 비행기 금강호를 타고 모국방문 비행을 하였습니다. ‘청춘가’라는 민요에 “떴다, 보아라 안창남 비행기, 내려다보아라 엄복동 자전거”라는 가사를 입힌 구전 노래나 “날개로는 안창남, 수레로는 엄복동, 다리로는 현금녀” 등 다양한 유행어가 생길 만큼 유명해졌습니다.
비행사로서 안창남, 자전거 선수로서 '자전차 왕' 엄복동, 단거리 선수로 평양여고보의 현금녀가 일본인들을 제치고 두각을 나타내자, 일제강점기에 암울했던 조선 민중의 자존심을 지켜준 쾌거들이 억눌렸던 민족 감정과 어우러지면서 그들은 영웅으로서 상당한 인기를 차지했습니다.
안창남은 1923년 간토 대지진 이후 독립운동을 하기로 결심하고 중국으로 망명하여 중국군 소속으로 근무하다가 조선청년동맹에 가입합니다. 그 후 여운형의 주선으로 산시성에서 비행학교 교장으로 비행사를 양성하고, 대한독립공명단에서 항일 비행학교 건설을 위해 활동했습니다.
그러던 1930년 4월 2일 안창남은 새로 도입한 비행기를 시험운행하던 중 엔진 불량으로 산에 추락해 안타깝게도 하늘의 별이 되니 이때 그의 나이 겨우 30세였습니다. 더 안타까운 건 그의 유해가 중국 타이위안시 어딘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문화 대혁명 당시에 묘가 파괴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의 사후인 2001년, 중국에서 독립운동에 참가한 공로를 인정받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 되었습니다. 하지만 훈장과 애국 증서가 아직도 국가보훈처에 있는데, 그 이유는 안창남에게 후손이나 연고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립항공박물관이 그의 훈장과 증서를 같은 모양으로 본떠 전시하고 있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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