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7월 30일에 일어난 일:
1907년 - 러일 비밀협약 조인
1930년 -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사상 첫 FIFA 월드컵 우승 팀이 됨
1937년 - 베이핑시, 톈진시가 일본군에 함락. 베이핑-톈진 전투 종결
1945년 - 인디애나폴리스 침몰사건
1980년 - 교육법 개정으로 과외금지조치 발표
오늘의 묵상: 러일 비밀협약
1907년 7월 30일, 117년 전 오늘, 러일 비밀협약(혹은 제1차 러일협약)이 조인되었습니다.
제1차 러일협약은 하얼빈-지린(吉林)을 분계선으로 만주를 분할하여 일본은 대한제국을, 러시아는 외몽골을 특수이익 지역으로 나눠 갖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합니다. 즉, 러시아는 외몽골을 차지하는 대가로 일본의 대한제국 병합을 묵인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것은 러시아가 포츠머스 조약(1905년 9월 5일)에서 승인했던 바와 같이, 일제가 대한제국을 식민지 속국 화하는데 이의가 없음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일본이 프랑스와의 불일협상에 성공한데 이어 러시아와 손잡는 데 성공하자, 이번에는 영국이 그동안 앙숙이었던 러시아와 영러협상을 체결합니다(1907년 8월). 핵심 내용은 페르시아 북부는 러시아, 남부는 영국 세력권으로 정했고, 아프가니스탄은 영국의 세력권으로 인정, 티베트는 영토 보전에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영국은 러시아와 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사활적 이익이 걸려 있는 인도 보호를 위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대가로 영국은 러시아의 발칸반도 진출을 묵인함으로써 양국은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한배를 타게 됩니다.
이렇게 1907년 외교 혁명의 핵심 본질은 러불동맹(1894년), 영불협상(1904년), 영러협상(1907년)의 결합이었습니다. 이로써 오랜 기간 적대관계였던 영국·러시아·프랑스가 동일 진영으로 뭉친 삼국협상(Triple Entente)이 출범하게 됩니다(1907년). 여기에 일본을 끌어들여 4국 협조체제가 형성되면 독일은 입지가 좁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독일은 4국 협조체제의 포위망을 뚫기 위해 미국과 청나라와 접촉하는데, 독일 주도로 삼국간섭이 일어나면 대한제국 병합이란 대어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일본은 미국과 독일을 갈라놓기 위해 미국과 접촉합니다. 그 결과물이 1908년 11월 30일 체결된 루트-다카히라 협정(태평양 방면에 관한 미일 교환공문)입니다.
이 협정의 핵심은 미국의 하와이 왕국 병합, 필리핀에 대한 관리권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일본의 대한제국 병합과 남만주 지배권 승인이었습니다. 이것은 가쓰라-태프트 밀약(1905년 7월 29일)에 이어, 미국이 일본의 대한제국 병합에 찬성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긴박하게 움직이는 열강 간 이합집산, 변화무쌍한 국제정세를 파악할 의지도 능력도 대한제국 지도부에게는 없었습니다. 고종은 러시아에 의지하여 왕권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헤이그 밀사 파견, 의병 봉기마저 실패하자 고종은 러시아에 정치적 망명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일본과 모든 거래를 끝낸 러시아가 고종의 망명을 수용해야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 결과 1907년부터 대한제국 관리권이 일본에 넘어갔고, 마침내 대한제국은 1910년 일본에 병합되었습니다. 1907년 열강의 외교 혁명이 대한제국의 운명을 결정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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