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8월 16일에 일어난 일:
1948년 - 미군정, 대한민국 정부에 정권 이양
1952년 - 임진왜란시 이치전투 승리
1980년 - 최규하 대통령이 학생 소요와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
2005년 - 웨스트 캐리비안 항공 708편이 베네수엘라에서 추락하여 탑승객 160명 전원 사망
오늘의 묵상: 최규하 대통령 사임
1980년 8월 16일, 44년 전 오늘, 최규하 대통령이 대규모 학생 소요와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습니다.
1979년 10.26 사태 당시 국무총리였던 최규하는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다가 12월 6일 대한민국 제10대 대통령으로 취임했습니다. 제4공화국의 두 번째 대통령이 된 최규하는 비상조치를 해제하면서 민주적 선거절차에 의한 새 정부 출범을 국민들에게 약속하고 6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으나 8개월 만에 사임하여, 대한민국 역사상 최단기 집권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는 유신헌법에 따라 긴급조치까지 내릴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승화 체포 동의, 전두환 중앙정보부 서리 겸직 인정, 5.18 민주화운동에서 빚어진 유혈 사태의 묵인 등 당시 전두환을 반대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어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중에게는 보통 윤보선 전 대통령과 함께 존재감이 없는 대통령이자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 이후 허수아비 대통령으로 전락한 인물 정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두환이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미국마저 이를 묵인하여 사실상 그가 실권자로 등극한 당시 상황에서 최규하 대통령이 전두환을 구속하거나 신군부를 통제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최규하 대통령 사임 과정
1980년 4월 전두환의 강요에 의해 최규하는 전두환을 중앙정보부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전두환이 중앙정보부장에 취임하고 국보위의 부위원장을 하면서 사실상의 집권자 역할을 하자 전국 각지에는 학생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발생했습니다.
1980년 5월 신군부는 집권시나리오에 따라 최규하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전국확대', '국회 해산', '국가보위 비상기구 설치'를 골자로 하는 시국수습방안을 실시하도록 강요했습니다. 그러나 최규하는 신군부 측의 `시국수습방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명백히 했지만, 군부의 잇따른 강요에 일단 비상계엄을 확대하는 방안만 받아들이고 했습니다.
그러자 신군부는 국회의사당, 중앙청을 군병력으로 점거해 폐쇄하고, 김종필, 김대중, 김진만 등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여 보안사로 연행하고 김영삼, 이철승, 이민우, 유치송 등을 가택연금에 처하니 이것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5월 31일 전두환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의장이 되면서 전권을 장악하고, 전군주요 지휘관회의에서 국가원수로 추대된 전두환은 육군소장에서 육군대장으로 진급하면서 최규하는 1년 사이에 전두환의 어깨에 두 별을 달아주었습니다.
최규하는 대통령 취임 당시 “1년 안에 국민이 원하는 헌법을 만들어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치른 뒤 물러나겠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신군부는 최규하 대통령이 걸림돌일 뿐, 그의 일정을 기다릴 여유가 없었습니다. 최규하 대통령의 사임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신군부의 강한 압박을 더는 견딜 수 없었을 것입니다.
7월 30일 신군부의 부탁을 받은 김정렬이 최규하 대통령을 찾아가 5시간의 담화 끝에 결국 최규하는 대통령직을 내려놓기로 합니다.
1980년 8월 16일 오전 최규하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청와대 영빈관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늘 제10대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그는 이렇게 임기를 만 8개월도 못 채운 대한민국의 최단명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2006년 10월 22일 그는 모든 비밀을 간직한 채 8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12·12 사태 당시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체포하기 위해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최 대통령의 재가를 받던 상황과, 5·17 전국계엄확대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의 발포 명령 등 신군부의 불법 행위를 밝히기 위해 그의 증언이 중요한 관건이었지만 그는 끝내 입을 다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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