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펌프(Heat Pump)가 친환경 제품?
물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보내려면 워터(물) 펌프가 필요하듯이 히트(열) 펌프는 말 그대로 열을 이동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저열원(혹은 고열원)의 열을 흡수하여 고열원(혹은 저열원)의 열을 방출함으로써 냉난방의 듀얼 기능을 갖고 있는 마법과 같은 제품이다.
히트펌프는 열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열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에 도시가스나 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폭발 위험이나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는 친환경 신기술이다.
히트펌프는 여름철에는 냉동기로 냉방을 하고, 겨울철에는 냉동 사이클을 이용한 응축기에서 버리는 열을 이용하여 난방을 하므로 난방을 위한 별도의 보일러, 굴뚝 등 설비가 필요치 않는 장점이 있다. 물론 히트펌프를 돌리려면 전기가 필요하지만 난방이나 온수를 얻기 위하여 불을 피울 필요가 없는, 즉 이상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므로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히트펌프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참고로, 미국의 일반 가정에는 전기를 사용하는 에어컨 냉방(cooling)과 전기나 가스보일러를 사용하여 난방(heating)하는 복합(AC + furnace) 시스템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연소장비가 필요 없는 히트펌프로 냉난방을 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워싱톤주는 2021년부터 신축 주택과 상업용 건물에 히트펌프 설치를 의무화했다.
히트펌프의 원리
히트펌프 시스템은 ‘압축-응축-팽창-증발’의 구조로 이루어진 회로(circuit coil)를 냉매가 순환할 때 열 교환(heat exchange)을 통해 열에너지를 이동시키는 것으로 압축 시 온도가 올라가고 팽창 시 온도가 떨어지는 냉매의 특성을 이용한다.
냉매(냉각제, Refrigerant)는 기체와 액체 상태를 오가며 열 교환을 통해 냉방 또는 난방 효과를 제공하는 물질로, 비등점이 낮아 낮은 온도에서 기화하며 열을 흡수하고, 고압에서 응축하여 열을 방출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대표적인 물질이 프레온(Freon)인데 이것은 듀퐁(DePont)에서 만든 제품명으로 CFC(염화불화탄소)와 HCFC(수소염화불화탄소) 계열의 냉매(R-11, R-12, R-22, R-113, R-114 계열)이다. 이러한 제품은 현재 오존층 파괴 등 환경오염 문제로 규제되어, 프로판(R-290), 암모니아(R-717), 이산화탄소(R-744) 계열의 친환경 냉매로 대체되고 있다.
히트펌프의 구조를 살펴보면 압축기(Compressor), 응축기(Condenser), 팽창밸프(Expansion Valve), 증발기(Evaporator)로 구성되어 있다. 응축기와 증발기는 실내외에 설치되는 열교환기로서 실내 열교환기의 경우 냉방 시에는 증발기가 되고, 난방 시에는 응축기가 되는 이중 역할을 하게 된다(아래 그림 참조).
따라서 냉매가 순환하는 방향은 냉방과 난방에 따라 바뀌게 된다. 즉, 뜨거운 바람이 나오던 실내기에서 찬 바람이 나오도록 냉매의 흐름을 바꾸면 에어컨이 된다. '압축기 → 실내기 → 팽창밸브 → 실외기' 순으로 흐르던 것을 '압축기 → 실외기 → 팽창밸브 → 실내기' 순으로 바꾸면 되는데, 이를 위해 4방 밸브(4 way valve)라는 장치를 이용한다.
냉방(Cooling): 압축기 --> 실외기 (응축기) --> 팽창밸브 --> 실내기 (증발기): 찬 공기 실내 배출
난방(Heating): 압축기 --> 실내기 (응축기) --> 팽창밸브 --> 실외기 (증발기): 찬 공기 실외 배출
증발기: 저온의 흡수열을 이용하여 저온, 저압의 습한 증기 상태의 냉매를 증발시킨다 (실내 혹은 실외로 찬 공기 배출)
팽창밸브: 냉매를 팽창시켜 기체/액체 혼합상태의 냉매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응축기: 증기를 냉각시키면서 고온의 열을 방출시켜 기체를 액체상태로 응축시킨다 (실내 혹은 실외로 더운 공기 배출)
압축기: 증발기로부터 저온, 저압의 기체상태의 차가운 증기를 흡입한 후 이를 압축해 고온, 고압상태로 전환시킨다.
히트펌프의 난방원리를 쉽게 설명하자면:
압축기의 코일에 가득 찬 냉매는 압축할수록 분자 간 마찰이 강해져 온도가 오른다. 뜨겁게 달궈진 냉매는 배관을 따라 실내기(응축기)로 보내진다. 이 실내기에는 열교환기와 팬(Fan)이 있는데 이곳에 실내의 차가운 공기가 팬에 의하여 열교환기를 통과하면서 데워져 배출된다. 이렇게 난방도 하면서 또한 적절한 과정을 거치면 물을 데우는 데 쓰이기도 한다.
실내 온도와 열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식은 냉매는 ‘팽창밸브’를 지나며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팽창밸브의 좁은 관을 지나 커진 관으로 나오면 냉매 분자 사이 간격이 넓어지면서 압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온도가 떨어진다. 이 냉매가 실외기(증발기)로 들어가면 열교환을 하여 증발해 기체가 된다. 이 기체 냉매는 다시 압축기를 지나며 처음의 뜨거운 냉매가 되는 사이클을 반복한다.
냉방과 난방에 따라 냉매가 순환하는 방향이 바뀌면서 열교환기의 역할도 바뀌는데, 냉방 시에는 실내 열교환기가 증발기, 실외 열교환기가 응축기의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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