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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역사 속 오늘, 4월 28일: 29년 전,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

해양맨 2024. 4. 28. 00:00

역사 속 오늘, 4월 28일에 일어난 일:

1920년 - 영친왕이 나시모토노미야 마사코 (한국이름 이방자)와 일본 도쿄에서 결혼식을 올리다.

1945년 - 무솔리니와 그의 정부가 이탈리아를 탈출하려다 빨치산에 체포되어 공개 총살당하다.

1952년 -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발효되어 연합국의 일본지배가 끝나다.
1988년 - 알로하 항공 243편 사고가 일어났다.
1995년 - 대한민국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오늘의 묵상: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

1995년 4월 28일, 29년 전 오늘, 대구광역시 달서구 상인동 상인네거리에서 도시철도 1호선 상인역 공사 현장에서 도시가스 폭발 사고로 101명이 사망하고 202명이 부상당했습니다. 대구백화점 상인점 공사 현장의 부주의로 도시가스관에 구멍이 뚫려 누출된 가스가 근처의 지하철 공사현장으로 흘러들어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 사고 현장 모습.

 

대구광역시 달서구 상인동 상인네거리에 들어설 예정으로 한창 터파기 공사가 진행 중이던 대구백화점 상인점 공사 현장에서 토목 공사를 담당한 하청업체 (주)표준개발의 직원들이 굴착 행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바로 옆에 있는 건물 측에서 이 공사 때문에 지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항의를 받고, 표준시방서에 없던 보링 그라우팅(Boring Grouting) 작업으로 지반을 보강하고자 임의로 천공기 2대를 동원해 현장 지반에 지름 8 cm, 깊이 10m의 구멍 40개를 뚫기로 했습니다.

천공 작업을 하려면 먼저 굴착 허가를 받고 도시가스 등 지하 매설물의 도면 등 안전성을 확보해야 했지만, 지하 매설물 확인절차 없이 천공 작업을 했습니다. 결국 천공 작업 도중 지하 1m 70cm 지점에 묻힌 도시가스 중압관에 지름 8 cm의 구멍을 내는 사고를 내고 말았습니다. 잠시 후 가스 냄새를 맡은 현장소장과 천공작업자들은 작업을 중단하고 대구도시가스에 가스누출 신고를 했습니다. 이때가 사고 발생 10분 전인 오전 7시 42분이었습니다. 그러나 10분안에 가스공사의 가스관은 닫히지 않았습니다.

가스관에서 새어나온 고압의 가스는 하필 인근에 매설된 파손된 우수관을 통해 유입되었고, 또 우수관에 연결된 하수관을 따라 100 m 떨어진 대구 지하철 1호선 상인역 공사장으로 유입되었습니다. 당시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는 인부 100여 명이 지하 20~30m 지점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당시 용접 작업을 하고 있던 터라 결국 20분간 현장에 유입된 가스 1만㎥에 불이 붙고 말았습니다.

오전 7시 52분, 대량의 가스가 폭발하면서 50m에 달하는 불기둥이 솟아올랐고 400m에 달하는 지하철 건설 현장에 설치된 복공판과 공사자재들, 그리고 그 위에 있던 시민들과 자동차들이 3~4층 높이만큼 튀어 오른 후 한꺼번에 떨어졌습니다.

 

이 폭발 사고로 사망 101명, 부상 202명 등 총 300여 명의 사상자를 냈으며 차량 150대 이상, 건물 346 채가 파손되어 천억 원이 넘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사건 현장이 학교 근처인 데다 등교 시간이라는 점 때문에 학생 사상자가 많이 나왔는데, 사망자 101명 중 절반 가까이에 달하는 43명(교사 1명 포함)이 영남중학교 학생이었습니다. 

"어른들이 미워요. 부주의 때문에 내 친구 죽었잖아요."

 

이 사고는 관계 기관의 안일한 태도로 인해 벌어진 인재라는 비난을 받았으며 이후 관련법 개정과 구난체계 개혁, 지하 매설물 정비 및 관리를 위한 지리정보시스템(GIS) 구축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법원에서는 시공사 측의 과실을 인정하여 인부를 포함한 회사 관계자 9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한 후 징역 5년을 선고했고,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임종순도 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며 사퇴하였습니다. 대구백화점 상인점은 사고 보상금 400억 원을 지급하는 등 큰 어려움에 빠져 부지를 내놓아야 했고, 이후 롯데쇼핑에 낙찰되어 롯데백화점 상인점으로 개점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고가 터진 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은 97년 4월 서울 마포에서 공덕동 도시가스 폭발 사고가 일어났고, 같은 시기에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터지면서 안전불감증에 대한 대대적인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1995년 대구백화점과 지하철 공사 당시(위)와 현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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