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8월 27일에 일어난 일:
1420년 - 태종의 왕비이자 세종의 어머니인 원경왕후 사망
1980년 - 전두환이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
1983년 - 대한민국, 명성 그룹 김철호 회장, 탈세 및 업무상 횡령혐의로 구속
1986년 - 태풍 베라호 대한민국 강타, 34명 사망 및 실종, 재산피해 372여 억 원
2003년 - 베이징에서 대한민국·북한·러시아·미국·일본·중국 여섯 나라가 모여 첫 육자 회담 개최
오늘의 묵상: 원경왕후와 헌릉
1420년 8월 27일, 604년 전 오늘, 조선 제3대 태종의 왕비이자 세종의 어머니인 원경왕후가 사망했습니다.
원경왕후는 1365년(공민왕 14)에 태어나 1420년(세종 2) 55세의 나이에 사망했습니다. 여흥부원군 민제의 딸로, 제1차 왕자의 난 때 남편 이방원을 도왔고, 이방원이 정종의 뒤를 이어 즉위하자 왕비에 책봉되었습니다.
그녀는 성품이 굳세고 사나워 후궁을 두는 문제로 태종과 불화가 심했습니다. 외척세력을 제거하고 왕권을 강화하려는 태종은 결국 원경왕후의 동생 민무구, 민무질 형제를 귀양 보내고 그곳에서 자진하라는 명을 내려 죽게 합니다. 6년 뒤에는 나머지 두 형제 민무휼, 민무희마저 불충으로 몰려 자진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원경왕후 정비는 태종의 무자비한 외척 숙청의 소용돌이 가운데 휘말려 한때 누렸던 부귀영화가 일장춘몽이 된 채 친정 4형제를 참혹하게 잃는 비운의 여인이 되었습니다.
1418년(태종 18년)에 세자였던 장남 '이제'가 폐위되어 양녕대군이 셋째 아들 충녕대군이 세자가 되자, 원경왕후는 매우 슬퍼하였습니다. 폐세자가 된 맏아들이 어떤 형태로든 죽음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두 달 후 세자 충녕대군이 주상(세종)으로 즉위했으나 맏아들의 운명에 대한 걱정으로 원경왕후는 눈물로 세종의 즉위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이방원을 왕으로 만든 일등공신이었지만 이방원의 손에 아우들을 모두 잃어야 했던 원경왕후 민 씨, 총혜를 지닌 고려의 여걸로 태어나 차가운 조선의 법도에 갇혀 숨을 거두었으니 1420년, 세종 2년이었습니다. 2년 후 남편 이방원도 세상을 떠나 아내 곁에 묻혔습니다.
권력을 함께 이루었으나 함께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남편에 의해 가문이 풍비박산 난 원경왕후는, 본인이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남편과 함께 나란히 묻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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