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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여정 44

멸치와 신앙인

마종기 (아내는 맛있게 끓는 국물에서 며루치를 하나씩 집어내 버렸다. 국물을 다 낸 며루치는 버려야지요. 볼썽도 없고 맛도 없으니까요.) 며루치는 국물만 내고 끝장인가. 뜨겁게 끓던 그 어려운 시대에도 며루치는 곳곳에서 온몸을 던졌다. (며루치는 비명을 쳤겠지. 뜨겁다고, 숨차다고, 아프다고, 어둡다고, 떼거리로 잡혀 생으로 말려서 온몸이 여위고 비틀어진 며루치 떼의 비명을 들으면.) 시원하고 맛있는 국물을 마시면서 이제는 쓸려나간 며루치를 기억하자. (남해의 연한 물살, 싱싱하게 헤엄치던 은빛 비늘의 젊은 며루치 떼를 생각하자. 드디어 그 긴 겨울도 지나고 있다.) 멸치 (Anchovy)를 며루치, 메루치, 메루꾸, 이루꾸 등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부르기도 합니다. 국물만 내고 버려지는 며루치에게서, 시..

신앙의 여정 2023.09.11

예수 그리스도의 의미

1. 그리스도 (Christ) 그리스도는 헬라어로 '크리스토스 (Christos)'라고 쓰며 '그리스도(Χριστός)'로 발음합니다. 그리스도는 히브리어 '메시아 (Mashíakh)'와 같은 말로 '기름 부음을 받은 자'란 뜻입니다. 즉, '기름 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의 히브리어 '메시아'를 헬라어로 옮긴 것이 '그리스도'입니다. 구약시대에는 왕, 제사장, 선지자로 세움을 받을 때 머리에 성령의 상징인 기름을 부어 사명을 부여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일을 위하여 구별된 사람을 뜻하는 보통명사로 '그리스도'라는 단어가 쓰였습니다. 하지만 구약시대에 그리스도의 직임 (왕, 제사장, 선지자)은 일정기간 동안에만 효력이 있고, 그 능력 또한 불완전한 것이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을 구원할 메시아가 나..

신앙의 여정 2023.08.29

전도란 좋은 소식을 전하는 것입니다.

1. 전도는 어렵지 않습니다 전도란 거지 한 사람이 다른 거지에게 어디 가면 먹을 것이 있는지 알려주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먹을 것이 어디 있다는 정보는 거지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입니다. 이 정보를 나누려는 거지는 자기만 이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이 미안하고, 다른 거지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이 좋은 소식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전도입니다. 성경 열왕기하 6장과 7장에 보면 아람 군대의 포위로 사마리아 성에 갇힌 이스라엘 백성들이 심한 기근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이 기근으로 인해 자식을 잡아먹어야 할 정도로 심한 고난을 겪게 되지만, 하나님께서 아람군대를 물리치셔서 그들이 모든 식량을 버리고 도망가도록 하셨습니다. 하지만 성안의 백성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두려움과 기근에 떨며 시름하고..

신앙의 여정 2023.08.21

살죽주은: 살아도 죽어도 주님의 은혜로

살죽주운 살아도 죽어도 주님의 은혜로... 엊그제 잠결에 저도 모르게 우러나온 고백이었습니다. 넉자로 줄여보니 살죽주운... 사자성어 같기도 하고 음률도 좋은 듯하여 가훈으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로는 Live and Die in the God's Grace... 줄여서 LDGG. 흠, not bad ^^ 성경에 비슷한 구절을 찾아보니 로마서 14장 8절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가 있네요. 얼마 전에 무차별 총격으로 죽은 3살짜리 지인의 손자 장례와 103세에 돌아가신 지인의 모친상에 다녀오면서 삶에 대하여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고 죽는 것이 우리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모든 것이 온전히 주..

신앙의 여정 2023.06.13

부모님 모시기가 쉽지 않죠...

어버이 주일 가정의 달 어버이 주일을 맞이하여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하여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해드린 것보다 섭섭하게 해 드린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다른 것은 회개하고 고쳐나가면 되지만 효도는 때를 놓치면 할 수 없다'는 말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부모님에게 말 한마디 따뜻하게 하고, 내 자식 챙기듯이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생각을 손주를 둔 나이에 이제야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후배가 들려준 일화가 잊히지 않는데, 하루는 후배가 아버지에게 컴퓨터를 가르쳐주는데 너무 답답해서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말씀드린 대로 하시면 된다고 했더니 눈물 콧물 흘리면서 통곡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내가 네 할머니한테 그렇게 했었는데 그때 할머니의 심정이 어땠었는지 이..

신앙의 여정 2023.05.15

간절함의 감동

간절함 간절한 마음으로 임하면 모든 일을 다 이룰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성경적으로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성경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후에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라는 진인사 대천명 (盡人事 待天命)이라는 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지금 이 시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최선을 다하여 사는 것입니다. 나의 간절함이 상대방을 감동시킬 때까지... 영화 '빠삐용' 1974년에 '빠삐용'이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1990년과 2016년에 두 차례나 더 한국에서 재개봉되었다고 합니다. 이 영화에서 마음에 와닿았던 장면은 주인공 빠삐용 (스티브 맥퀸 분)이 2번째 탈옥 시 나병 환자들에게서 배를 구할 때, 나병 환자들의 족장이 자..

신앙의 여정 2023.04.24

하나님의 벗

친구 가깝게 오래 사귀어 친하게 어울리며 정이 두터운 사람을 친구 (親舊)라고 하며 비슷한 말로써 '벗'이나 '동무'가 있습니다. 북한에서 '동무'를 '혁명을 위하여 함께 싸우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면서 남한에서는 '동무'라는 단어를 기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자면 '친구'라는 단어는 '오래된'이란 뜻이 포함되어 있는 한자어로서 '오랜 벗'이란 뜻입니다. 하나님의 벗 성경에 유일하게 하나님의 벗이라고 인정받은 인물이 아브라함입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그를 의로운 자라고 하시며 나의 벗이라고까지 하셨습니다. 나의 종 너 이스라엘아 내가 택한 야곱아 나의 벗 아브라함의 자손아 (이사야 41:8)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니 이것을 의로 여기셨다는 말씀이 이루어졌고 그는 하나님의 ..

신앙의 여정 2023.04.17

달리다쿰, 쿰바야: 쿰의 뜻

달리다쿰 (달리다굼) 달리다쿰 (달리다굼, Talitha Koum)은 아람어로 '소녀여, 일어나라'는 뜻으로 예수님께서 회당장 딸의 죽음 앞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마치 잠을 자고 있는 어린아이를 깨우듯이 '이제 일어나야지'라고 말씀하시자 죽었던 소녀는 벌떡 일어나게 됩니다. 부활하셨던 예수님께서, 죽은 자도 살리시는 예수님께서 낙심과 절망의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 하시는 말씀이 '일어나라' 바로 '쿰'입니다. 쿰바야 쿰바야 (Kumbaya)는 미국에 정착한 아프리칸 흑인들이 귀에 들린 대로 'Come by here'를 자신들의 언어로 적은 것입니다. 그들은 'Kumbaya, Oh Lord, Kumbaya'라는 노래를 부르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 마음을 기쁨으로 채워 일어섰습니다. 노예해방운동을 거치면..

신앙의 여정 2023.04.10

부활절: 하늘 문이 열리고 은혜의 빗줄기

부활절과 사순절의 의미에 대하여 어제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오늘은 지난 2주간 사순절 특별 새벽기도회를 다니면서 은혜받았던 찬양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부활절과 사순절 (tistory.com) 부활절과 사순절 부활절 부활절은 기독교의 절기 중 유일하게 음력을 따르므로 매 년 그 날짜가 다릅니다. 그 이유는 유대인의 유월절 계산법을 따르는데, 춘분(春分) 다음에 오는 첫 음력 15일(보름)이 지난 첫 legendary-engineer.tistory.com 우리 함께 기도해 '우리 함께 기도해'라는 찬양인데 가사도 좋지만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차분하면서도 웅장한 합창과 반주에서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이 찬양은 아래 가사만 네 번 반복되는 단순한 구성을 갖추고 있지만 가사 하나하나가 귀에 꽂히고 반복을 통하..

신앙의 여정 2023.04.08

부활절과 사순절

부활절 부활절은 기독교의 절기 중 유일하게 음력을 따르므로 매 년 그 날짜가 다릅니다. 그 이유는 유대인의 유월절 계산법을 따르는데, 춘분(春分) 다음에 오는 첫 음력 15일(보름)이 지난 첫 주일이 부활절이 되기 때문입니다. 춘분 후 첫 음력 보름이 주일이면 그다음 주일이 부활절이 됩니다. 올해 2023년에는 4월 9일이 부활절입니다. 부활절을 영어로 이스터 데이 (Easter Day)라고 하는데 Easter는 새벽을 의미하며, 어둠 이후에 새벽이 오듯이 예수님께서 사망의 어두운 권세를 무찌르시고 새벽의 빛 같이 부활하신 것을 의미합니다. 부활절에 삶은 계란을 나누어 먹는 풍습은 예수님께서 무덤문을 열고 부활하신 것이 병아리가 계란껍데기를 깨고 부화하는 것으로 비유하면서 생겨난 것이라고 합니다. 사순절..

신앙의 여정 2023.04.08